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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pr 11. 2024

학년 대항 친선 배드민턴 경기

2024년 4월 11일 목요일, 흐림


오늘 5학년 선생님들과 학년 대항 배드민턴을 쳤다. 총 네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시간 관계상 각 게임마다 21점 단 세트로 운영했다. 종목은 혼합 복식 1, 남자 복식, 혼합 복식 2, 여자 복식 등이었다. 경기에 임하기 전에 동학년 친목회비로 상품을 준비했다. 우리 학년에서는 포카리스웨트 25개짜리를 준비했다. 5학년에서는 탄산음료를 준비해 온 것 같았다.


혼합 복식 1 경기에는 내가 출전하게 되어 있었다. 네 경기나 되다 보니 동학년 선생님 중 두 분은 경기를 연달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첫 경기에 나가게 되었다. 상대 팀 실력으로 보면 막상막하였기 때문에 사실상 해볼 만했다. 그런데 중간쯤 진행되었을 때 변수가 생겼다. 상대 팀 선생님이 짧게 놓은 콕을 무리하게 받으려다 허벅지 뒤쪽에서 뭔가가 '툭'하고 터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체육 수업을 하다 종아리 인대가 터졌을 때에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으니, 나로서는 충분히 경계할 만한 일이었다. 막말로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 다쳤다면 상관이 없지만, 친목 도모 차원에서 우리끼리 운동을 하다 다치면 이래저래 면목이 서지 않기 때문이겠다. 그때부터는 쉽게 얘기해서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 더 무리하다가 정말로 큰일이 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어쩔 수 없이 그 게임은 포기해야 했다. 같이 뛰었던 여선생님에게 괜스레 미안했다. 혹시라도 기분이 상할 수도 있으니 상황을 설명했다. 고맙게도 그 선생님은 충분히 이해를 해주었고, 괜찮냐며 걱정해 주었다.


혼합 복식 1경기 패, 남자 복식 승, 혼합 복식 2 패, 그리고 마지막 경기인 여자 복식이 남았다. 사실상 여자 복식경기는 어느 정도는 버리는 게임이었다. 복식조 중 한 사람은 나와 함께 혼합 복식 1경기를 치른 선생님이었지만, 나머지 한 사람은 동학년 선생님 중에서 가장 배드민턴 실력이 낮은 선생님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엎치락뒤치락, 듀스까지 가는 접전 뒤에 결국은 가장 실력이 낮은 그 선생님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는 바람에 여자 복식경기는 우리가 이겼다.


학년 대항 배드민턴 경기의 결과는 2승 2패, 그 어느 누구의 기분도 다운되지 않았다. 모두가 즐거운 게임이었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쳤다. 다음 달 종목은 탁구다. 오늘과 같은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몸을 조금은 더 잘 풀고 운동에 참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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