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 우리는 마음을 지키기 위해 먼저 몸 안의 기운[風]을 조화롭게 조율하여 몸을 편안히 하는 법(安身法)을 배웠습니다. 이제 기본 바탕이 마련되었으니, 본격적으로 마음을 한곳에 매어두기 위한 가장 안정적인 구조, 즉 '올바른 좌선 자세(坐禪正姿)'를 구체적으로 배워볼 차례입니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억지로 몸을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세움과 깊은 이완, 그리고 미세한 조절이 어우러져야 진정한 선(禪)의 상태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스승의 친절한 가르침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스승께서 말씀하셨다.
“행(걷기)·주(서기)·좌(앉기)·와(눕기)의 네 가지 거동[威儀]을 취할 때는 항상 마땅히 마음을 한곳에 매어 두어야 한다.
다만, 눕는 일이 많으면 마음이 침침해지고 혼침(졸음)에 빠지기 쉬우며, 서 있는 일이 많으면 피로가 극에 이르고, 걷는 일이 많으면 마음이 분주하게 움직여 한결같은 마음[一心]을 이루기 어렵다.
앉음(좌)에는 이러한 허물이 없으므로, 수행에서는 앉는 자세[坐]를 많이 쓰는 것이다.
수행하는 이는 마땅히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 머물러야 한다. 다리는 결가부좌(結跏躺坐, 두 발을 모두 반대쪽 허벅지 위에 올리는 자세)를 하되, 여자는 반가부좌(半跏躺, 한쪽 발만 올리는 자세)를 해도 좋다.
몸의 태도는 평평하게 하며 바르게 곧게 세워라. 그리고 몸을 긴장시켜 꽉 붙잡아두지 말고, 풀어서 흩어지도록 그저 내버려 두어라.
팔다리를 편안하게 펴서 자리를 잡고 뼈마디를 풀되, 마땅히 관절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응하게 해야 한다. 어딘가에 기대지 말고 허리를 굽히지 말며, 옷을 풀고 허리띠를 느슨히 하여 압박을 없애라.
만약 문득 편안하지 않은 곳이 있으면, 참지 말고 조금 움직여 편한 대로 취하되 반드시 기운이 고르게 맞추어 조절되게 해야 한다.
손의 모양[結印]은 차분히 왼손을 오른손 위에 놓는다. 왼손 새끼손가락 끝으로 오른손 엄지손가락의 뿌리 아래(바닥 쪽)를 받치게 하고, 두 엄지손가락 끝은 서로 겨우 맞닿게 하라.
이제 얼굴과 미세한 부분들을 정돈한다. 볼과 턱의 긴장을 풀어 놓고 이를 조금 벌리며, 입술을 약간 열어 둔다. 혀를 들어 올려 입안에서 네다섯 번 움직여 침이 고이게 한 뒤 자연스럽게 윗잇몸 안쪽에 붙인다. 길게 숨을 내쉬기를 몇 차례 하여 몸속의 탁한 기운을 내보낸다.
점차 정면을 평평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가늘게 눈을 감는다. 이때 눈꺼풀을 지나치게 급하게 감거나 꽉 감지 않게 하고, 마땅히 눈 안의 시야가 어른어른하고 흐릿하게(완전히 캄캄하지 않게) 되게 하라.”
스승께서 게송으로 경계하여 말씀하였다.
“선정에 들어감[入]과 머묾[住]과 나옴[出]에는 세 때가 있으니,
마치 우주 겁(劫)의 생성[成]·머묾[住]·파괴[壞]와 같다.
빨리 성과를 내려는 자는 이르지 못하고,
진리에 이르는 자는 마땅한 절도와 분량을 안다.”
본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가 실생활에서 좌선을 할 때 지켜야 할 구체적인 지침들을 수행법 원리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걷고, 서고, 앉고, 눕는 모든 순간이 수행의 장이지만, 일심(一心)을 이루는 데 있어 다른 자세들은 과실이 있습니다. 눕기는 혼침을, 서기와 걷기는 피로와 산란함을 유발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수행의 중심 틀은 '좌선'으로 세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많은 이들이 좌선을 몸을 꼼짝달싹 못 하게 고정하는 것으로 오해합니다. 좌선의 핵심은 억지 고정이 아닙니다. 척추를 바로 세우되[正], 몸의 긴장을 완전히 풀고[放], 관절들이 서로 무리 없이 연결되도록[順] 하는 것이 동시에 성립해야 합니다. 기대거나 굽히는 나쁜 습관을 끊고, 옷이나 띠의 압박을 풀어 불필요한 물리적 긴장부터 제거하십시오.
수행 중 통증이나 가려움 등 불편함이 생기면 무작정 참아 버티지 마십시오. 이는 마음을 매어두는 것[繫念]을 직접 방해합니다. 불편함이 커지기 전에 몸을 아주 조금 움직여 편안한 자리를 찾은 뒤, 다시 기운을 고르게 맞추어 정리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하십시오.
거친 긴장부터 미세한 조절까지 단계적으로 몸을 정돈해야 합니다.
손의 배치: 법계정인을 취하여 신체적 중심과 안정점을 삼습니다.
얼굴과 입: 볼과 턱을 이완하고, 이를 조금 벌리며 입술을 약간 엽니다.
혀와 호흡: 혀를 움직여 정리하고 윗잇몸에 붙인 뒤, 긴 호흡을 몇 차례 하여 탁기를 내보냅니다.
시선과 눈: 정면을 보다 천천히, 가늘게 감습니다. 꽉 감지 말고 시야가 흐릿하게 남도록 조절합니다.
게송에서 경계하듯, 선정에 들어가는 과정, 머무는 과정, 나오는 과정 전체에서 빨리 무언가를 이루려는 성급함을 버려야 합니다. 억지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태에 맞는 마땅한 절도(시간)와 분량(강도)을 지킬 때 비로소 진정한 평온에 이를 수 있습니다.
올바른 자세는 마음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이번 주, 알려드린 단계별 정돈법을 따라 차근차근 몸을 바로 세우고 이완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몸이 바로 설 때, 마음도 비로소 갈 길을 찾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이 바른 자세 위에서 일어나는 네 가지 숨의 종류와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4화 〈네 가지 숨〉
산란·불안·통증을 다스리는 호흡법 2.몸과 마음과 호흡
https://brunch.co.kr/@29b9e2756369447/55
산란·불안·통증을 다스리는 호흡법 1.몸과 마음과 호흡
https://brunch.co.kr/@29b9e2756369447/48
산란·불안·통증을 다스리는 호흡법 [프롤로그] 『선문구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