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바라밀다는 중생의 눈에 드러나지 않으면서 나 자신을 통째로 바꿔준다
(한자풀이)
그러므로 알라. 반야바라밀다는 가장 신비하고 밝은 주문이여 위없는 주문이며,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주문이니
(실상풀이)
그러므로 알라.
· 반야바라밀다는 신과 부처님과 그 세계이니
그 힘은 우주의 힘이고
그 지혜는 우주를 다 비추고 있으며
그 마음은 우주의 모든 존재를 품고 있다.
· 주문(呪文, 진언/다라니)은 반야바라밀다의 힘과 지혜와 마음을 나에게로 이끌어내 내 것으로 삼게 되는 소리다.
그러므로 반야바라밀다는 그 자체로 주문이 된다.
이것은 '나무관세음보살'이라는 말이 곧 주문인 것과 같다.
· '반야바라밀다' 주문의 성격을 크게 4가지로 알려주고 있다.
큰 신을 불러 도움을 받게 되고,
내 영혼(마음)을 태양보다 더 밝게 밝히고,
우주에서 가장 높은 세계로 내가 향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의 나와 내 세상이 그 어느 것도 비교할 바 없게 되는 것이다.
(한자풀이)
능히 온갖 괴로움을 없애고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느니라
(실상풀이)
· 반야바라밀다 주문의 4가지 큰 힘은 온갖 괴로움과 그 근원을 소멸되어 가도록 해준다.
'능히(能)'는 힘을 억지로 들이지 않는 <무위(無爲)>를 의미한다.
햇빛 아래 쌓인 눈이 스르르 녹듯이 자연적으로, 저절로, 그렇게 괴로움이 나도 모르는 새 슬금슬금 사라져 가는 것이다.
'없앤다(除)'는 것은 '없어진다'는 뜻으로서 그 없어지는 자리가 내 두뇌나 마음이 아니라 내 영혼의 오온(색수상행식) 자리다.
'일체의 괴로움(一切苦)'은 표면적인 괴로움뿐만 아니라 괴로움의 뿌리까지 통칭하는 것이고 또한 어느 한 두가지 괴로움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뭉쳐져 있는 번뇌 덩어리가 된다.
반야바라밀다는 이와 같이 중생의 눈에 드러나지 않으면서 천지자연의 힘을 동원하여 나 자신을 통째로 바꾸는데,
괴로움을 가볍게 제어할 수 있는 힘,
괴로움의 정체와 뿌리를 통찰하고 벗어나는 지혜,
괴로움을 자비심으로 전환하게 되는 마음,
이 3가지를 나에게 부여해 주면서
내가 반야바라밀다와 바르게 상호협력하여
내가 원하는 나 자신을 이루게 해 준다.
· 진실은 비어있지 않으니 이는 곧 인과법이다.
반야바라밀다를 찾으니 위와 같이 도와주지만 그 가운데 내 잘못에 대한 과보는 엄연히 주어진다.
오온이 공(空)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근본자리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아직 그 자리에 몸이 이르지 못했으면서 오온이 공하다는 사실을 단순히 알았다고 해서 과보를 받는 <내가 없다>는 착각은 금물이라는 무서운 경고다.
중생세계와 진리세계를 하나로 관통하는 중도의 가르침이다.
진리세계에서는 오온이 공하여 과보를 받는 나도 없고 법도 없지만, 중생세계에서는 인과법은 엄연히 작용하고 그 법 적용을 받는 나 자신도 엄연히 있는 만큼,
진리를 알았다고 함부로 행동하며 철없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즉, 오온이 아직 있으므로 진실은 비어 있어 작용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