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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경영하는 금강경 season1(22.정신희유분2)

계를 지키고 복을 닦아야 능히 믿음을 낼 수 있다.

by 하이붓다 지공선사

불고 수보리 막작시설 여래멸후 후오백세 유지계수복자 어차장구 능생신심 이차위실

(佛告 須菩提 寞作是說 如來滅後 後五白歲 有持戒修福者 於此章句 能生信心 以此爲實)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그런 말 말아라, 여래가 멸도한 뒤 후오백세에도 계를 지니고 복을 닦는 자가 있어서 이 말에 능히 믿는 마음을 내고 이로써 실다움을 삼으리라


그러자 부처님이 수보리존자에게 그런 의심을 하지 말라고 경책 하신다. 후세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역시 마하가섭존자 이래로 지금까지 지구에서 대선사들이 계속 탄생하며 법맥(法脈)을 잘 이어오고 있는 것을 보면 석가모니불의 영력(靈力)과 대덕(大德)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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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위대하고 불가사의한 가르침에 대한 진실한 믿음을 내는 이가 바로 계(戒)를 지키고 복을 닦는 자라고 말씀하신다.


믿는 것은 그냥 믿으면 되지 믿음을 내는데 무슨 계가 필요하고 복이 필요한가?


실제 수많은 불자들이 계를 받지도 않고 지키지도 않고 복을 닦지도 않지만 부처님과 그 가르침을 열심히 잘 믿지 않는가?


왜 계를 지키고 복을 닦아야 믿는 마음을 낼 수 있는가 하는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석가모니불의 가르침이 삼천대천세계와 자기 자신을 비롯한 모든 존재의 근본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기 마음이 일단 청정해져야 자기 자신과 모든 존재의 본질이 그 청정한 마음에 잘 비치기 때문에 석가모니불의 가르침이 올바른 사실이란 것에 대한 믿음이 잘 생겨날 수 있다.


둘째, 여기서의 믿음은 바로 행(行)을 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마음으로만 믿는 것이 아니라 그런 진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실천까지 하는 것이다. 믿음이 굳고 올바르면 실천이 저절로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기 내면에 잘못된 생각과 업장을 비롯한 마장(魔障)이 가득 끼어있으면 내면에서의 믿음이 실천으로까지 잘 이어지지 않게 된다.


수행이든 세속에서든 어쨌든 실천해야 비로소 자기 변화가 일어나는 법이니까


이른바 믿음이 행으로 나오는데 그 중간에 업장이 가로막는 것이다. 그래서 계를 지키고 복을 닦아 업장을 좀 덜어내야 믿음이 행까지 부드럽게 나와 비로소 원만한 믿음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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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계를 지키는 자와 복을 닦는 자가 능히 믿음을 낼 수 있고 나아가 이 믿음을 실(實)다움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실다움으로 삼는다'는 의미는 살면서 자기의 모든 행의 바탕을 올바른 진리와 이에 대한 원만한 믿음에 둔다는 의미이다. 이른바 존재와 그 활동의 뿌리로 삼는다는 뜻이다.


계를 지닌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계를 지니는 목적은 자기 자신이 악에 물드는 것을 막고 선을 잘 지키고 키우는 데 있다. 즉, 자기 업장에 대한 단단한 방어수단을 지니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승가에서 정해져 있는 계율들을 포함해서 자기가 스스로 자기 영혼과 자성불에게 다짐하는 선한 약속과 맹세, 결심 등도 포함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의지를 가지고 잘 유지해 나가는 것이 곧 계를 지니는 것이 된다.


또한 계를 지키는 것과 더불어 복을 닦는다고 했다.


계를 지키는 것만으로 부처와 금강경이 가르쳐주는 진리에 대한 믿음을 내고 실다움으로 삼는 것이 부족한 이유는 바로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업장으로부터 자기를 지키고 타락시키지는 않을지언정 자기 향상에는 부족하고 여전히 자기 자신에게 매여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금강경을 잘 믿고 실다움으로 삼기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보다 더 나아가서 믿음과 실천을 통해 일체중생을 포용하는 보살마하살이 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보시행을 포함한 복을 닦는 행이 필요한 법이다.


복을 닦으면서 업장을 소멸시켜 나가고 자기 자신을 대우주로 향해 열리게 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그래야 대우주를 가르쳐주는 금강경을 믿고 실다움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복을 쌓는다고 하지 않고 닦는다고 말씀하시는 의미는 무엇일까?


복을 닦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른바 우리가 복이라고 보통 생각하는 색의 차원에서 복과 돈, 건강, 장수, 무병 등은 그 이면에 화(禍) 또는 재앙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것을 큰 복이라고 생각하며 신나게 누리다가 오히려 신세 망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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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색의 차원에서 만들어지는 복은 누리고 나면 사라지고 그다음에는 고통이 오는 법이다. 이른바 복의 결말은 고통의 시작이라고 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색의 차원에서 가지고 있는 이런 복(유위복)에 숨어있는 재앙을 부르는 요소를 잘 살펴 없애고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를 통해 한량없는 무위복으로 전환시키라는 뜻이다.


무위복은 다양한 차원에서 필요한 힘과 성취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재물복은 돈 그 자체가 많은 것을 뜻하고 돈으로 인한 고통을 면하게 해주는 것으로 끝나고 수행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장애가 되기 쉽다.


그런데 무주상보시를 하면 그 재물복이 수행이면 수행, 공부면 공부, 수명이면 수명 등 필요한 곳에 가서 필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것을 일컬어 복을 닦는다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계를 지키고 무위복이 있어야 비로소 이 위대한 진리에 대한 믿음을 잘 가질 수 있게 되고, 사실 무엇이든 믿으려면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받아들여야 되는 것 아닌가? 삶에서 뿌리가 되어 자기 존재가 비로소 부처로 되어가는 것이다.


이 품(品)의 명칭이 정신희유분(正信希有分)인데, 올바른 믿음은 희유하다는 뜻이니 그 이유는 바로 계를 잘 지키고 복을 잘 닦는 사람이 아주 드물어서 이런 제목이 붙은 것이다. 만약 이렇게 하는 사람이 많다면 바른 믿음이 희유해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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