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일기] Ep28. 따라쟁이

뭐든지 따라 해요

by 둥근해
엄마 인생 3년 차,
매일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소중한 일상, 그곳에서 얻는 행복과 배움을
공유합니다.

Ep28. 따라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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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곤충박물관에 다녀왔었다.


그곳엔 여러 가지 패키지상품이 있었는데

우리는 입장료와 함께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받아오기로 했다.


버섯을 키워야 할 것 같은 통에

애벌레를 한 개 넣어주시고는

60일간 덥지 않고 습한 곳에 보관하라고 하셨다.

이 통에 담긴 흙에

애벌레가 살아갈 때 필요한 모든 양분이 있으니

그냥 내버려 두고, 성충이 되면 꺼내라고 하셨다.

오잉 또잉

이렇게 키우는 게 맞아?

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지만

처음이니 시키는 대로 따라 할 수밖에..

관건은 아이가 이 애벌레를 꺼내서

만지지 못하게 할 것!!!

만지거나 꺼내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죽을 확률은 높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집안 속 음지를 찾아 그곳에 놓고,

아이랑 눈으로만 애벌레가 어딨는지 보곤 했다.


애벌레는 며칠뒤

보이지 않게 자취를 감추었고

자연스럽게 아이의 관심은 사라졌다.


그리고 어느 날.

정말 60일가량 지난 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열어본

통에서

”두둥!!! “하고

힘센 장수풍뎅이가 나왔다.

오!!! 장수풍뎅이를 이렇게 영접한 건 처음이었다

반들반들.. 마치 가죽에 광택을 바른 것처럼

윤기가 좔좔좔 흘렀고

온몸에서 힘이 느껴지는

장수풍뎅이였다.

또한 장수풍뎅이를

사육통에서 꺼내자

날개를 펼쳐 들고

꽤나 오랫동안 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난 장수풍뎅이가 이렇게

잘 나는 곤충인걸 처음 알았다.


오오오~

장수풍뎅이의 새까맣고 반짝이는 눈

좔좔좔 윤기가 흐르는 등껍질

절대 땔 수 없을 것 같은 힘센 다리들

그렇게 장수풍뎅이의 매력에

빠지고 있었는데..


음..? 뭐지.???

어디 아픈가??

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

얼마가지 않아서였다.


왜냐하면.. 정말 볼 때마다,

장수풍뎅이는 뒤집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뒤집어져서 허우적허우적.;;


다시 제대로 돌아오지 못해

버둥버둥버둥 거리기 일쑤였다.


정말 아침에 나갔다

퇴근 후 돌아와 있으면

뒤집어진 상태로

모든 걸 포기했다는 듯이

미동 없이 있는 날도 허다했다.

장애물이 없어서 그런가 싶어

장애물을 딛고 다시 뒤집으라고 넣어줬지만;;


장수풍뎅이는 좀 걷다가 뒤집어져

허우적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이 모습은 또

아이에게 반영이 되어

어느 날부터 아이가

바닥에 누워 버둥버둥

팔다리를 흔들흔들하고 있었다.


"딸, 뭐 하는 거야?"

"나 장수풍뎅이. 엄마가 뒤집어줘야 해"

엥. 뒤집기 성공을 6개월 때에 했던 우리 딸.

장수풍뎅이로 인해 퇴행되었다.;;;

훗. 그런데 또 그 모습이 귀여워

엄마는 이렇게 저장한다.


어쨌든..

딸이 장수풍뎅이의 먹이를

잘 챙겨줬음에도 불구하고

수명은 길지 않았다.


"엄마. 얘 왜 이래? 안 움직여.

왜 안 움직여?????"

또.. 죽음을 알게 되었고

딸은, 직접 산에다가

장수풍뎅일을 묻어주었다.


흠..

생명체를 데려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만났을 때의 설렘과 기쁨도 잠시.

헤어질 때의 미안함과 아쉬움이 공존하기에..

신중해야 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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