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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근해 Nov 26. 2023

[육아일기] Ep38.  속상해..

엄마 인생 3년 차,
매일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소중한 일상, 그곳에서 얻는 행복과 배움을 공유합니다.  



Ep38.  속상해..






둘째를 갖고

피부가 뒤집어졌다.     


임신이라는 핑계를

데고 싶은 거 일지도 모른다


최근 몇 년 사이

나의 피부는.. 죽어갔다


푸석푸석했고

피곤에 절어 다크서클도 늘 있었다.

게다가 가장 큰 고민은 기미..

기미가 너무 많이 퍼졌다.     


임신해서 그런지 더 폭발한 느낌이

자주 드는 요즘이다.


눈가 밑뿐만 아니라

눈 위쪽, 코까지 퍼져..

손쓸 수 없는 단계 같은 느낌..?     

ㅠㅠㅠㅠ


임신 전에도 사실,

기미로 피부과에 간 적이 있다.

그런데 임신준비 중이라고 하니,

이건 3개월 장기로 가야 하니

  나중에 오라고 하셨다.     


너무 슬펐다.


내가 가지지 못한 부분이라 그런지,

    피부 좋은 사람들만 보이기도 한다

    

피부가 매끈하고 투명하면

빛이 나는 그 느낌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아도

빛이 나는 그 느낌     

동경이랄까..


우리 엄마는 피부가 정말 좋은데

나는.. 왜.... 엄마를 닮지 못했는지

  한탄도 하루이틀 한 게 아니다.     

관리하면 좀 나으려나..

내 마음속에 위안이 생기려나..     


점점 늙어가는 내 모습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거울 속 피곤에 쩌든 내 모습을

보기가 힘들어진다.     


우리 엄마가

계속 거울을 보며

흰머리가 생겼는지

주름이 어디가 생겼는지

자꾸 신경 쓰던 모습을 보며


“나이 들면서 자연스러운 건데 뭘”

라며 T같이 반응했던 내 모습이 후회된다.      


한 번 더 엄마한테

“엄마 이뻐”라고 얘기해 주고

“엄마가 나 키우느라 이렇게 된 거냉 ㅠ”하고

속상해하고 공감해 주고

피부에 좋은 콜라겐이나

보습크림을 사다 줄 걸.


그런 거 하나 없이

“엄마 늙은 건 당연하지”라고

받아들였던 내 모습이 후회된다.     


아이가 내게 했던 말

“엄마, 밴드 붙여줄까?”

  이 말이 한없이 위로가 되었는데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세 살 아이도, 엄마를 위로하는데

서른네 살인 나는 엄마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게

어렵기만 하다.

     

환갑을 넘은 엄마도

거울을 보며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니

늙어간다는 건

익숙해지지 않는 일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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