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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May 17. 2023

남일이 아니다...

안타까운 여린 생명... 명복을 빕니다.


https://v.daum.net/v/_GLDns/1HwNW6QSUX/646405744072214c01d3b712?from=explore

기사를 보고 눈물이 고였다.

작년 우리 아이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작년 여름 5세 아기였다.


새벽부터 갑자기 구토하고 열이 올랐다.

어린이집에서 식중독 검사를 요구해

아픈 아이를 안고 보건소로 가야 했다.

가까운 병원 가서 약을 처방받고 집에 왔으나

수시로 토했다.

토하는 간격이 잦아들었나 안심하던 차에 내렸던 열이 다시 오르고 토하기 시작했다.

아동병원이며 아이가 갈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를 돌렸다.


[9시 마감이라 10시 마감이라 약만 처방됩니다.]라는 통화로 끊어졌다.

 마음이 급한 나는 119에 문의했다. 갈 수 있는 병원을 알아봐 문자로 넣어준다고 했다.

문자를 받고 전화를 다 해보았다.


10군데의 병원을 받았다. 첫 번째 병원부터 코로나 환자 때문에 아이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차에 올랐다. 이동하며 갈 수 있는 병원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10시라 부산의 도로는 뻥뻥 뚫렸지만

내 마음은 타들어갔다.


재작년 여름에도 아이가 열이 40도 끓어 대학병원에 갔더니 문 밖에서 열 재고 들어가지도 못했다. 아이뿐만 아이라 구급차 타고 온 코에 피가 나는 어떤 환자분도 들어가지 못했다.


[집에 가서 해열제 교차로 먹여보세요. 타이레놀 먹고 안 내리면 부루펜 먹여보시면 됩니다. 아니면 새벽 5시까지 밖에서 기다려야 됩니다.]

이렇게 말하는데... 열이 들끓고 여름인데도 춥다고 오들오들 떠는 아이를 안고 눈물을 흘리며 집에 왔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가는 응급실마다 거절당하려나 싶어 불안했다.


계속 전화를 돌리고 또 돌렸다.

소아 당직이 없어 어렵다. 코로나 때문에 병실이 없어 안된다. 등등의 소리를 듣다가 119 안내 문자로 받은 병원 중 마지막 병원에 전화했다.

당장 와도 된다는 말에 코끝이 찡해지고 눈물이 흘렀다. 초조하게 운전하던 신랑도 바로 핸들을 꺾었다. 병원으로 가던 길 창밖을 내다보았다.

신호에 걸려 정차된 차 밖으로 내 시선을 사로잡은 간판이 보였다.


24시 동물병원


"신랑아.. 세상에 동물들도 24시간 진료받는 세상인데 어린아이 치료받을 공간이 없다니..

코로나 때문인가? 작년에도 올해도 도로에서 뺑뺑이 덜며 허탕만 치다 집에 돌아가는 건가 했는데... 천만다행이다. 갈 수 있는 병원 한 군데 찾아서... 참 서럽다. "


그렇게 찾아간 병원 응급실은 환자도 없이 조용했다. 텅텅 빈 응급실에 나와 아이만 있었다.


"어제 급식으로 바지락 전과 오징어 뭇국이 나왔는데 아침에 원장 선생님 말로는 저희 아이처럼 구토 증상 보이는 아이가 많이 나와 보건소에서 검사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결과는 안 나왔고 저희 아이도 보건소 다녀오고 병원에서 약 처방받았는데도 계속 구토하고 열이 안 내리네요."


피검사와 링거 맞고 엑스레이도 찍으로 가는데

하필 아이 구두에 찍찍이가 떨어진 걸 신겼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신랑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아이 신발 수선 맞길려고 놔둔 걸 신기다니....



링거 맞고 몇 시간 후 호전이 되어 입원하지 않고 집으로 왔다.



나 또한 집 앞에 큰 병원이 있어도 구급차 안에서 뱅뱅 돌다가 병원에 들어가 링거 한번 못 맞고 집에 그냥 돌아온 적이 있다.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가 해제된 지금은 괜찮아졌을까 싶었는데...

저런 기사를 보니 지난날의 기억이 함께 떠올라 더 참담한 부모 심정이 헤아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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