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스펙이다>
2. 편들지 않는 곳에서 힐링하기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의 "약해지지 마"라는 시다. 92세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해 99세에 첫 시집을 냈다. 자식들이 자비출판으로 만든 시집이 대박이 났다. 꾸밈없는 담백함 속에 진실이 가득하다. 그 어떤 긴 말보다 짧은 몇 마디로 울게 만드는 묘한 매력에 빠진다.
세상이 내 편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부모님, 친구들, 지인들이 다양한 상황 속에서 언제나 내 편이길 바랬고 어떤 상황도 나를 중심으로 흘러가길 바랬다. 그러다 실망하고 속상하고 섭섭하고 그랬다. 그러나 편들지 않는 사랑을 느끼면 오히려 그 속에서 힐링이 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공원에 혼자 앉아 있으면 니 편도 내 편도 아님을 느낀다. 누구나 따뜻하게 앉길 바라며 햇살이 살짝 벤치에 머물다 가고, 바람이 나무도 쓰다듬지만 나도 쓰다듬는다. 개미가 내 발 위를 지나가지만 또 누군가의 등을 타고 있다. 누군가가 고개 들어주길 바라며 하늘은 구름 영화를 계속 틀어댄다. 딱히 쳐다보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아 보인다. 꽃도 저 혼자 알아서 잘 피고 지고, 나무는 굵은 목대를 땅에다 박고 사시사철 푸르른 잎을 만든다.
‘편들지 않는 것은 모두 자기만의 몫을 열심히 살고 있구나.’
‘편들지 않는 것들은 같이 나눌 수 있는 것들이구나.’
‘편들지 않는 것들은 우리 모두가 소중하다고 말해주는구나.’
네 편 내 편 없는 시, 공간, 오브젝트 안에서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선물 받았다. 살아 있어서 감사했고, 약해지지만 않는다면 힘을 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어느 것에도 지지 말 것이며 한쪽 감정에도 너무 편들지 말고 편하게 놓으라고 말하는 것 같다. 편들어 주지 않는 곳에서의 힐링은 오히려 내가 내 편이 되게 만드는 마술을 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