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는 말이 그리웠다

by 지하림

"괜찮아"라는 말을 본능적으로 싫어했다.


대부분은 듣기도 전에,

말을 끝내고 싶어 할 때

나오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내겐 너무 가볍게 들렸던 것이다.

그 말 뒤에 감정이 묻히는 기분이 들었다.






지난 회차들 속에는

안아주지 못했던,

웃는 얼굴로 울고 있던,

확인받고 싶은 사랑이 있는,

목에 걸린 말들이 가득한 내가 담겨있다.


그렇게 얼룩진 나를

조금씩 들여보다 보았을 때,

마음 깊은 곳에서

조용히 떠오르고 있는 말이 있었다.


그렇게 싫어했던

"괜찮다"는 말.






사실은 싫어했던 것이 아니라,

그 말이 사무치게 그리워서

마음이 여러 번 무너져도

그토록이나 단단한 벽을 쌓아버렸는지도 모른다.


감정이라는 자체가 늘 벅찼던 나는

매 순간 막막했고, 헤매다 곧 입을 다물었다.


불편하고 버거운 무언가에 불과했다.


그렇게 꽉 막힌 내 안에서

작은 나를 꺼내주는 말이 필요했다.






감정을 느끼는 순간,

작아지고 무력해지던 그때의 나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보다,

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편이 더 강해 보였으니까.


시간이 흐르고

아주 조금씩 내면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하며 알게 되었다.


괜찮다는 말은

감정을 없애는 말이 아니라.

감정을 살게 하는 말이다.


상황을 정리하는 말이 아니라.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말이다.


아무도 정답을 요구하지 않고,

아무 설명도 듣지 않아도 되는 말이다.






진정으로 괜찮음을 수용하고 알았다.


사랑받을 자격 같은 건 없고,

감정 또한 사치일 수 없다.


내가 나를 껴안고 이해하는 순간,

아주 깊은 곳에서 고개 든 작은아이

어른아이가 된 지금의 나를 마주 보며 말한다.


"느끼고 있는 모든 건 틀리지 않았어"

"울었던 건 약해서가 아니라 솔직했던 거야"

"그대로도 충분히 괜찮아, 정말로 괜찮아"


이 글을 읽는 누군가의 마음에도,

내 작은 마음이 조용히 닿기를 바란다.



괜찮다는 말이 괜찮지 않았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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