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건네는 인사

by 향글

7월부터 인가 조금 더 열심히 요가와 명상을 하고 있다.

예전에도 가이드 명상을 들으며 조금씩 시도해 본 적이 있었지만 그때의 나는 효과를 헤아릴 만한 차분함도, 매일 이어가는 습관도 갖추지 못했다. 아침마다 컴퓨터 학원에 가기 전, 허둥지둥 물건을 챙기고 겨우 자리에 앉아, 그저 시간이 빨리 흐르기를 바라며 억지로 해치우던 명상은 마음을 진정시키기에는 한참 모자랐다. 다만 그 순간에도 나는 깨달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조급한 마음이었다. 명상 중에도 다음 먹을 끼니를 걱정한다거나 집을 나서면 해야 할 일들, 무얼 먼저 해야 하고 동선을 어떻게 해야 가장 빠르고 편하게 움직일 수 있을까 등 항상 마음은 미래에 가 있었다.


이번에 다시 시작한 명상은 나름 심화된 과정으로 명상에 관한 책도 읽어가며 이해하고 명상하려 애썼다. 단순히 ‘좋다니까 한다’가 아니라 ‘이 길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싶다’는 심정으로 다가간다. 아직 명상 초보이고 내가 맞게 하고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하는 것은 예전처럼 아프고 싶지 않아서이다. 이유 없는 통증과 무기력은, 병명조차 붙지 않는 하챦은 것일지 몰라도 내 삶 전체를 무겁게 끌어내렸다. 나는 그 고통의 절벽으로 떨어지고 싶지 않아 지푸라기를 붙잡는 심정으로 다시 명상을 시작했다.


다행히 명상은 그 어떤 도구도 필요하지 않다. 마음만 내면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 요즘 또 한 가지 요령을 터득했다. 요가로 몸을 20~30분쯤 풀어 준 뒤 명상에 들면 훨씬 더 편안하고 숨 쉬는 것도 잘 느껴진다는 것.

그래서 요즘에는 아주 짧게 라도 요가를 하고 바로 이어서 명상을 한다.


요가는 내가 20대부터 해오던 운동인데 가뜩이나 기운이 부족한 나에게는 안성맞춤인 운동이었다. 오래 하기는 했지만 중간중간 쉬었던 기간도 많아서 안 되는 요가 동작도 무척 많다.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요가를 해왔다면 아마도 지금쯤 요가 구루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예전에는 요가를 하면 안 되는 자세도 기를 쓰고 했는데 그러다가 허리를 두 번이나 다쳐서 지금은 그냥 설렁설렁한다. 안 되는 동작을 굳이 애써가며 하지 않는다. 나이 들어 좋은 점이 있다면, 내려놓음이 더 이상 패배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열심히 했건 쉬엄쉬엄 했건 그래도 예전에 배워둔 가락이 있어 지금은 혼자서도 충분하다. 유튜브 속 수많은 요가 수업 중 내 기분과 상황에 맞는 것을 고르고 내 방식대로 하는 자유. 그것도 나를 즐겁게 한다. 잠자기 전에 하는 니드라 요가도 좋아하는데 이제는 몸에 힘을 빼는 것도 알게 되어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다.

명상도 운동처럼 계속 연습하다 보면 더 실력이 는다고 하니 꾸준히 해볼 만한 일이다. 명상을 할 때 여전히 잡생각이 들고 자꾸 샛길로 빠지기도 하지만 그런 것도 조금씩 알아차릴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아침에 일어나면 나한테 말도 걸어본다.


“안녕, 잘 잤니? 기분은 어때? 어제 두통이 있었는데 오늘은 좀 나아졌니?”


자신감이 필요할 때 거울을 보며 ‘할 수 있어’를 되뇌며 나를 몰아세우던 젊은 시절의 나와는 다르다. 나 자신에게 언제 친절하고 다정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를 위한답시고 좋은 음식, 값비싼 옷, 향락으로 돈을 쓰지만 정작 나를 위한 따뜻한 말을 해보았을까.

정말 나의 안부를 걱정해 주는 따뜻한 말, 이제는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 UnsplashVladislav Kla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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