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소원

by 향글

'세 가지 소원'이라는 동화가 있다.

가난한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산에 갔다가 숲의 정령을 만나게 된다. 평소 숲을 사랑하는 나무꾼의 마음을 기특하게 여긴 정령은 나무꾼에게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나무꾼은 한달음에 집에 있는 아내에게 달려가 이 기쁜 소식을 전한다.


세 가지 소원으로 무엇을 바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지만,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온 나무꾼은 허기가 져서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아, 지금 이 순간 따뜻한 소시지 한 묶음이 있었으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식탁에 소시지 한 묶음이 '툭' 하고 떨어졌다. 나무꾼과 아내는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아내는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


"아니! 당신은 고작 소시지를 먹자고 소원 하나를 쓴 거예요? 소시지가 그렇게 좋으면 당신 코에나 붙이구려!"


이번에도 아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무꾼의 코에 소시지가 달라붙었다. 나무꾼은 깜짝 놀라 소시지를 있는 힘껏 잡아당겼지만 코만 아플 뿐, 소시지는 코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무꾼은 코끼리 코처럼 길게 늘어진 소시지 코를 매달고 처연하게 말했다.


"이제 소원은 하나밖에 남지 않았어. 어쩔 수 없이 이 소시지를 내 코에서 떼어달라고 빌어야겠어."

결국 나무꾼은 남은 소원을 다 쓰고 아내와 함께 저녁으로 소시지를 먹었다는 이야기다.


히든메시지

조금씩 다른 버전의 이야기가 존재하겠지만, 이 글의 전통적인 교훈은 사람들의 어리석음, 욕심, 화, 성급함 때문에 소중한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이야기에서 또 다른 메시지를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말의 힘'이다. 나무꾼과 아내의 무심한 말 한마디는 실제로 소원을 낭비하게 만들었다. 흔히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은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이끌어내는 힘을 담고 있다. 우리가 입 밖으로 꺼낸 말들이 어쩌면 정말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더 신중하게 말을 하게 되지 않을까.


"아하! 그렇다면 나는 로또 1등에 당첨되었으면 좋겠고, 유명해졌으면 좋겠고, 건강한 몸을 가졌으면 좋겠어"라고 도깨비방망이를 휘두르듯 "소원아 이루어져라, 뚝딱!"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은 미래를 볼 수 없기에 지금 당장 매혹적으로 보이는 꿈들이 막상 현실이 되면 또 다른 문제를 만나게 될 수도 있다. 로또 1등에 당첨되었지만 그 돈 때문에 가족과 사이가 안 좋아질 수도 있고, 유명해졌지만 동시에 정신적으로 피폐해질 수도 있으며, 몸은 건강해졌지만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시비를 걸고 다니게 될 수도 있다. 넘쳐나는 자기 계발서와 대박 난 유튜브를 보면 다른 사람의 성공은 쉬워 보인다. 나도 저렇게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 사람과 내가 본질적으로 다른데 어떻게 똑같이 될 수가 있을까.


세상이 내가 원하는 대로 굴러가지 않는다고 한탄하는 데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진정으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들에 현혹되어 '돈이 많았으면', '집이 있었으면', '결혼을 했으면' 하지만, 이것들이 정말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바람이 아닐 수도 있다.

둘째는 내가 원하는 것이 정말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지 못하는 것이다. 더 많이 갖고 싶고 더 사랑받고 싶고 더 많이 바라지만, 내 바람이 정말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내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꿈들이 실현된다고 믿는다면,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매일 크고 작은 소원들을 빌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마음속으로 품은 바람 하나하나가 우리의 현실을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소원이 아니라, 진정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소원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하는 지혜일 것이다.


Be careful what you wish for. It might come true.

Dreams whispered to the stars at night

May flutter down on wings of light—

So guard your wishes with great care, For Fate might grant what you declare.


이미지 출처: UnsplashN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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