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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꽃에게(詩)

by 이정호

꽃이 꽃에게


이정호


노오란 숨결 하나,

초록 바람을 가르며 인사를 건넨다.

“잘 잤니, 어제의 별빛 아래서?”


수줍은 듯 피어난 그 얼굴,

내가 다가가면 웃음을 먼저 준다.

말 한마디 없어도 마음을 데려가는

꽃은, 거기 있는 그대로

말이 되어


지나가는 계절 위에

한 철의 약속을 피워내고

외롭지 않은 친구가 되어

손을 모아 기다리는 너.


언젠가 지더라도 괜찮아.

봄이 다시 오면,

또 피어날 테니.


<글쓴이의 말>

어느 날, 한 송이 꽃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전하는 존재, 그 노오란 웃음 속에서 우리는 위로를 받고 계절을 배웁니다. 꽃이 꽃에게 건넨 인사를, 이 시를 읽는 당신에게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D-184.jpg (Photo by J.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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