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꼭 유념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남의 언어’를 배껴쓰지 않는 것.
세상이 참 좋아져서 언제 어디서든 다른 사람의 일상과 생각들을 접할 수 있어졌기에 더욱 그러한 다짐 같은 것이 드는 것 같다. 언젠가부터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에 분명 각각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고, 다시 생각해 보니 이는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풍조’같은 것이었다.
가령,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순 없어’,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만 애정을 쏟으면 충분해’라는 말들 말이다. 이런 말들은 영 틀린 말은 아니지만(어쩌면 맞다고 보는 것이 더 낫겠다) 영 내 마음을 울리지 못했다. 나라는 사람은 세상에서 흘러다니는 이런 류의 말들보단 자기만의 신념을 가지고 대세에 반하는 말들을 하는 사람들의 말에 더욱 관심을 보이는 듯 느껴졌다.
어쩌면 그것들이 내가 믿는 진리와 가깝다고 여겨져서일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간에 그런 사람들의 말에 마음이 울리기 때문에 나 또한 그런 신념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생각하고 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비슷한 말들이나 비슷한 생각들이 새어져 나올 순 있겠지만, 그것을 최소화한 채 나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해내는 것이 나의 임무이겠다는 다짐을 하곤 한다.
그렇다면 내가 경험하고 느낀 것에서부터 나온 나만의 말과 글을 해내는 것은 쉬울까?
당연하지만 어려울 것이다. 2-3년 전 쯤엔 나름 잘 한다고 생각하던 것이었는데 요즘엔 도통 쉽지가 않다.
유유낙낙하던 대학시절이 끝나 혼자 고민하고 묵상하는 시간이 줄어서일까. 먹고 사는 데 파묻혀 지내다 보니 생각의 깊이가 얕아지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언제까지나 나만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어른이면서 강인한 생활력으로 내 밥그릇 하나 잘 건사하는 그런 균형감 있는 어른 또한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확실히 쉽지 않은 문제일 것 같긴 하지만, 그러한 어른들을 보면 피어오르는 존경심이 나를 독촉해 엇비슷한 인간으로라도 만들어 주겠지.
제 1의 언어로 말하는 멋진 어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