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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령 Oct 08. 2024

여섯 번째  여행지
< 금정구 - 벚꽃 속에서~>

부산에서 행복하기 시즌 1

방문일 2024년  4월  1일

며칠 전 10시에 카페 오픈런 하기로 친구와  약속을 해  두었다.

조금  일찍 도착해 주차장 바닥선에 차를 이리저리 맞춰 움직이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나  차선 변경을 못했어.  양산  갔다가  갈게.

20분쯤 늦을 것 같아."

아이고야~. 걱정이네.  친구가 당황해서 카페로  오는 길에 사고라도  나는 건 아닌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남편에게 이런  내용을 톡으로 전달했더니,

"역시 ㅋㅋ"

라는 답 톡이  온다.

"내가 오늘 얘를 만나고 갈 수 있을까 싶어. 걱정이네."

라고 남편에게  톡을 보낸다.


나도  예전에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야 할 곳을  놓쳐서  낯선 도로를  얼마나 달렸는지 모른다.

그날 차량 내비게이션에서  반복적으로 들리는 경로를  재탐색한다는  안내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웠고, 두려움으로 이마엔  땀이 맺히고  등줄기가  뜨끈해졌었다.

친구를  기다리며  창으로 보이는  벚꽃 터널은  만개해  예뻤다.

'오늘  저 길을  같이  걸어야  하는데ᆢ 걸을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친구를 기다렸다.

드디어 기다리던  친구가 카페에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별관에 있던 나는  빠른 걸음으로  입구 쪽으로 걸었다.

피곤이 가득한  친구의 얼굴이 반가워 크게 웃었다.

30분이면 될 곳을  1시간이나  운전해 도착한 친구를  위해  커피와  빵을 샀다.

이런저런 살아가 얘기와  단 한 번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  골프 얘기로 즐거웠다.

따뜻한 라떼는 고소하고 거품도 풍부했다.

초코 패스츄리는 달콤하고 찰빵은 쫀득하니  식감과 맛이  좋았다.

우리는 달콤한 빵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카페 앞  산책로를 천천히  걷다가 드문드문 보이는 벤치에 잠시 앉았다.

잔잔한 저수지를  보며  중년의  피부노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신기하게도 우리의  수다는 절대 바닥나지  않는다.

벚꽃과  같은  색깔의 옷을 입은 친구를 뒤에서  바라본다.

이곳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 도착한  나는 밥그릇에  밥을  한가득 담았다.

출근 전 톡이 왔다.

"나  시간 딱 맞춰  출근했어. 오늘 재미있었어."

"응 다행이다~ 나도 이제 출근해."

이번엔  무사히  잘  갔구나~^^


누군가를 걱정하고  누군가의 걱정을  받을 수 있는  관계가 있다는 건 소중 하다.

어느 책에서 읽은 "누구나  외롭다."는 글은 답답한 내 마음에 위로가 된다.

글을  읽으며 나의 외로움은 인간관계의  무능함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갱년기를 보내고 있는  요즘의 내  감정은 늘 외로움과 더 가깝다.

가끔씩 친한 인연들과  커피 한 잔을  마주  하는  날은 외로움을  잊는다.

그런 관계들을 유지하며 사는 나의 삶은 고립되지 않고, 이어져 있다는  느낌으로 행복하다.

좋은 이들과 함께 나누는  모든 시간들은 겨울날  주머니 속  손난로처럼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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