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담아 본다.
아름다운 이곳의 풍광들을
언젠가는 추억하는 대상들이 될 것임을 알기에.
그리고 깊은숨으로,
도시 곳곳의 내음도 흉부 가득히 채워 본다.
혹여라도,
실존이 장소 이동을 명할 때를 대비하여.
결혼 이후,
가장 오래 거주한 곳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이곳.
이곳에서 나는 만 9년이 넘는,
아이들은 8년이 넘는 시간을 흘렀다.
막연했던 것들이,
삶이 됐고, 존재가 됐고, 추억이 됐으며,
우리가 됐고, 내가 됐다.
평생 낯설 테지만,
또 평생 가장 익숙한 이곳이겠지.
이만하면,
나와 내 아이들의,
그렇게 우리들의 고향이라 일컬을만한
정당성이 확보될 성싶다.
슈만이, 막스베버가, 헤겔이 그리고 괴테가
눈에 담고, 걸음을 옮겼을 이곳을
나는 이렇게 살면서 그리워 하나보다.
생이여!
나를 어디로 이끌 것인가?
그곳이 어디든, 무엇이든
두렵지 않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