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두번째 진료

우울, 불안과 관련된 각종 검사 결과를 들었다.

by 김이나

제 스스로가 우울증이 의심되어 자발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기록입니다.

첫번째 진료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에 있지요

https://brunch.co.kr/@2nakim1/13




정신건강의학과 두번째 진료를 갔다.

사람이 엄청 많았다.

6시 예약인데, 아무래도 퇴근시간과 가까운 오후다보니 사람들이 많았다.

6시 23분정도에 진료실에 들어갔고

40몇분에 나왔다.


지난주에 검사한 각종 우울, 불안과 관련된 검사 결과를 들었는데

결과지를 출력해주셨다!


내가 한 검사는 총 4가지였다.

백 불안척도 BAI

역학조사용 우울척도 CES-D

신체 증상 설문지 PHQ-15

지각된 스트레스 척도 PSS


불안에 대해서는 가벼운 불안에 대해 나왔으나,

우울에 대해서는 전문기관의 개입과 평가가 필요할 정도로 심한 우울이 나왔고

특히 스트레스 지수가 너무 높았다.

이정도면 신체적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다.

요즘 다리가 너무 아픈데,,, 스트레스 때문에 다리가 아플수도 있나?

무튼 스트레스 수준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수준으로 진단되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할때에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끔 잠을 못잔것,

잠을 못잘때 연결고리가 없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끊임없이 떠오른것,

그중에서 어떤 생각이 계속 떠올랐는지 기타등등


선생님께서는,

내가 자기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일을 찾는 것 같고

그것이 나에게 굉장히 의미가 있는 과정일 것이라고 하셨다.


나에게 우울과 불안의 주된 원인은 직장생활이다.

지금은 육아휴직중이고, 복직하려면 일년이나 남았지만 벌써부터 회사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고 자다가도 잠이 벌떡벌떡 깬다.

적절한 타이밍에 아이가 생겨서 육아휴직으로 도망오긴했지만

언젠간 돌아가야할 곳이고, 그렇다고 그만둘 생각은 없다.

(생각보다 좋은 회사 다닙니다...퇴사는 안할거에요....)

그만두지 않고, 회사 내에서 부서를 옮기고 업무를 좀 바꾸어보고싶은데, 재직할때 번번이 인사이동이 잘 안되었고 그것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다가 육아휴직에 들어온 상태다.


나에게 회사일이란,

뭔가 '내맘대로 안풀리는것' 이기 때문에 무기력감이 굉장히 크다.

내가 어떻게 하려고 해도 잘 안되는것,,

반면에 내가 찾는 것들은, '내가 마음먹으면 되는것!' 이다.

운동하기,

외국어배우기,

자격증따기,

나만 마음먹으면 해낼 수 있는 것들은 나는 찾고 있었다.

이런것들을 통해서 자기효능감을 높이고 싶었나보다.



치료에 대해서는,

병원인 만큼 우선 약물치료부터 시작한다고 하셨다.

근데 약을 먹는다고 스트레스가 나아지나?

스트레스의 원인은 그대로 있는데, 약으로만 나아진다고?

한번 먹으면 못끊는거 아니야?

의심이 되었다.


그순간, 내가 임상심리세팅에 있을 시절이 떠올랐다.

초기intake 정도는 내가 직접 진행하고, 우리 센터에 있는 적절한 치료사와 연결해주는 일을 했는데

'약을 먹으면 금방 좋아질텐데 왜 안드시지?'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했다.

대부분 약물에 대한 거부감이였다.

'정신과 약' 이라는 이름이 주는 부담감,

그리고 한번 먹으면 잘 못끊을까봐...

혹시 다른 부작용 (졸음, 무기력함 등)이 많이 나타날까봐 애초에 약을 시작하지 않는 내담자가 많았다.

그들의 입장이 되니 내가 그러고있다 (ㅋㅋ) 이래서 사람은 역지사지를 겪어봐야 한다고 ....


약 보다는 심리치료를 하고 싶었는데,

아직 아이가 어리고 매번 병원에 올때마다 남편이 휴가를 쓸수가 없어서 고민이 되었다.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내가 원하는대로 하면 된다고 하셨다.


일단 한달정도 지내보다가,

그떄 다시 찾아뵙기로 했다.

한달동안은 전국마음투자지원사업(정신건강지원바우처)으로 받은 바우처로 집 근처에서 상담을 받아볼 예정이다.

국가건강검진에서 우울증 고위험 소견을 받은 서류를 가지고 복지로에서 신청했고

나는 집근처에서 2급 기관 한곳이 밤 9시까지 상담을 하고 있어서 2급으로 신청했다.

총 8회기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바우처가 생성되었다.

(우리나라..참 제도 좋다.. 조기개입 최고)

주치의 선생님은 센터의 상담과 병원 방문을 병행해도 좋다고 하셨다.

일단 한번 해봐야지...

내가 상담을 해본적은 있어도, 상담을 받아본적은 없는데

궁금하기도 하다!


다음 후기는 ... 전마투 후기로 돌아올게요....!

(제가 직접 찍은 옛 사진들로 보드를 꾸미고있는데, 10년전 사진도 있다보니 화질이 안좋아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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