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지역공동체를 위하여
어제 우리 동네 엄마들이 공유해줘서 알게 된 소식.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한 초등학교에 마약과 주사기를 가득 실은 수상한 차량이 학교로 돌진했다고 한다. 세상 익숙한 그 공간, 2년 전에 아들이 다닌 병설유치원에 시뻘건 차가 난입해서, 경찰에게 제지당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니..악, 너무나도 아찔했다. 다행히도 학교와 유치원에서 수업을 받고 있었던 아이들에게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휴, 기사로만 접한 나도 이렇게 섬뜩한데, 그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부모들은 얼마나 놀랬을까, 정말 아무 일이 없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이의 자립심을 키워줘야겠다는 생각보다 아직은 내 불안이 좀 더 커서 아침마다 아이 등하굣길을 함께 하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매일 씩씩하게 너무나도 즐겁게 학교에 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런 게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가 한창 심할 무렵, 남편이 재택근무를 했던 어느 날, 아이 학교에 셋이 함께 걸어가며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나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좋겠다. 매일 아침 이 길을 아들과 함께 해서."
그 말을 듣고 내 마음속에 든 생각은 뭐 이런 걸 부러워하지? 나도 너처럼 그냥 회사 가고 싶다! 매일 한 번 해봐라, 그렇게 낭만적이지는 않을걸? 하는 마음의 소리가 울려 퍼졌었지만 꾹 참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여유가 없었고, 육아의 힘듬과 여러 가지 상황이 겹쳐, 분노와 짜증만이 가득한
옹졸한 마음이었던 것 같다.
아프지 않고, 해맑게 웃으며 신나게 학교로 뛰어가는 아이와 친구들, 아이들이 안전하게 거닐 수 있도록 그 길을 지켜주는 봉사자 분들, 보안관 선생님, 경비아저씨, 아파트 동네 엄마들, 학교 선생님들까지. 조용하고, 안락한 우리 동네의 풍경을 보면서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건 내가 전보다는 많이 너그러워진 걸까?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는 날도 많았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늘 상쾌하게 유지하고 싶다. 초여름날의 시원한 나무 그늘처럼 우리 동네가 편안하고 누구나 한 템포 쉬어갈 수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부터 일단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겠지? 내일은 좀 더 우리 집 어린이에게 상냥하게 이야기해보자.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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