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골드펜 Mar 19. 2023

흰머리 어떻게 좀 해봐

노화 시리즈

아파트 단지에서 매년 야외음악회가 열렸다. 물론 코로나 전이다. 초대권을 가지고 입장하면 번호표를 나눠줬다. 행사 중간에 경품 추첨을 했다. 매년 꽝이었다. 어느 해 야외음학회 날, 아이들이 소리치며 집으로 들어왔다. 경품에 당첨되었단다. 15만 원 상당의 미용실 이용권이었다. 


사용 등록된 이미지 사진입니다


어느새 희끗희끗 올라오는 흰머리. 특히 옆쪽으로 흰머리가 많이 보였다. 미용실로 전화를 걸어, 펌 대신 염색이 가능한지 물어봤다. 가능하다고 했다. 아이들에게는 2~3만 원 상당의 학용품을 사주고, 이용권으로 미용실을 방문했다. 


아내는 염색약을 사 와서 집에서 해줄 수도 있지만, 첫 염색이니 미용실에서 해보라고 했다. 커트 가격조차 부담스러워 가지 못했던 고가의 미용실로 갔다. 좀 젊은 헤어스타일리스트가 염색을 시작했다. 


사용 등록된 이미지 사진입니다


저녁부터 머리가 가려웠다. 원래 피부가 민감해 그러려니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거실에 나오니 아내가 깜짝 놀란다. 화장실로 뛰어가 거울을 보니 머리가 커져있다. 

염색 부작용으로 머리가 화성인처럼 커진 리얼스토리가 인터넷을 찾아보면 나온다. 사진과 거의 흡사하에 머리가 부풀어가기 시작했다. 




날이 갈수록 머리는 계속 부풀어 올랐다. 두피를 경계로 얼굴은 멀쩡한데 머리 부분만 커져갔다. 누르면 물이 찬 듯 출렁거리고 손가락이 쑥쑥 들어간다. 옆머리가 커져서 안경이 제대로 안 써졌다.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피부과로 가서 상담을 받고 주사와 약처방을 받았다. 조금씩 붓기는 진정이 되었다. 

미용실의 불편하고 비협조적인 해결에 대해서 화가 났지만, 이 글의 주제가 아니므로 일단 생략. 


염색 사건 후 1년. 그동안 흰머리는 더 진행되었다. 아내가 천연이고 부작용 거의 없는 염색약이라고 한번 시도해 보자고 했다. 일요일 낮에 아내가 직접 염색을 해줬다. 저녁부터 가렵기 시작했다. 수백 개의 바늘로 두피를 콕콕 찌르듯이 따끔거리며 가렵다. 약국에서 급하게 약을 사 먹었다. 다음날 피부과로 가서 주사과 약처방을 받았다.


피부과 원장님은 갈수록 염색약에 민감해질 거라 하셨다. 해결책은 없는지 묻자, 염색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극복할 수 없는 노화도 있다.

나에게는 흰머리다. 



작가의 이전글 정말 불편한 감각의 상실 - 귀가 안들려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