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한 적 없는 720p 속의 당신은
웃고 떠들며 내일을 준비하려나
그곳의 내일은 어떠한지
쓸려가는 중랑천의 대교를 보며
당신이 건너간 무지갯빛 다리
...그 아래의 720p 상자에 가두어 둔
너의 젊은 날들을 훑어 본다
빛바래지만 영원히 푸르른
차가운 계절 속 익어가는
노오란 은행들 같은 너를 보며
720p의 공원에 따듯한 씨앗을 심어 본다
그렇게
오십 번, 오백 번의 겨울이 지나도
내쉬는 조그마한 숨이
누군가에게 온기로 닿기를
26번째 겨울의 시작에 앞서
종이 한 켠을 준비하며
누군가의 720p가 될 필적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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