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플 땐 나무를 보지 말고
수피 보이도록 하자
계절의 겉치장으로 가득한
만개한 벚꽃의 새하얀 산책로를
촘촘히도 도려내어 보면
갈라진 수피 속에서 보이는
수납되어진 불완전함,
고됨과
기울여 둔 노을의 황혼...
그것들은 잿빛 흉상 아래에서
당신의 서가와
그 위에 얹어진 벚꽃 한 다발이 되겠지
그러니 슬플 땐
나무 대신 수피 보이듯이
한 줄기 눈물을 담아 간척해 두고
앳되고 어린 너의 마음 속에
조그마한 벚나무를 심어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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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by 아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