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여름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암표지자 수치가 높다고 추가검사가 필요하니 내원하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의료파업으로 의사 선생님을 만날 수 있는 건 10월 말이나 된다고 하더라고요. 병원에서 이야기한 날짜로 예약을 잡은 후 남편에게 이야기를 하니 빨리 다른 병원도 알아봐야지 왜 그렇게 느긋하냐며 타박을 하더군요. 며칠 후 집에 도착한 건강검진결과표를 보고 건강관리를 하라며 혼난 건 덤.
몇 개의 병원에 전화를 돌려 가장 빠른 날짜로 예약이 가능하다는 병원에 예약을 하고는 한 달 반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자기 계발 삼아하던 공부는 내려놓았고, 어깨와 허리가 아파 신경외과에 다녀오기도 하고, 아픈 곳이 쉬이 낫지 않아 물리치료를 받으며 설렁설렁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예약을 받아준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뉴스에서 듣고 있는 병원 현장은 혼란하기 그지없어 예약이 취소될 까 걱정했는데, 제가 방문한 병원은 의외로 평소와도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왜 본인 먼저 봐주지 않냐고 호통을 치는 환자들과 아파서 말할 힘이 없어 보이는 환자들로 가득 차 있었죠.
진료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저를 봐주실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간간이 들려옵니다. 한참을 기다려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들어가 건강검진결과표를 보여드리니 친절하게 그림까지 그려가며 설명해 주시는 선생님. 예를 들어 보통 사람들의 정상범위가 30 정도라면 어떤 사람들은 정상범위가 50 일 수 있다며 피검사를 다시 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의료 파업이며 환자가 많아 3분 컷일줄 알았던 진료시간은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피검사를 하고 오래 기다릴 것 같아 챙겨갔던 책을 읽으며 피검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한 시간 정도 지나니 제 이름이 뜨네요. 친절한 의사 선생님은 본인이 생각했던 것처럼 수치가 20으로 내려왔다며 설명했듯이 정상범위가 넓은 사람인 거니 아무 문제가 없는 거라고 하시네요.
건강하다니 다시 공부를 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언뜻 들었습니다만, 노는 게 편합니다. 핑계를 대자면 주말 근무도 해야 하는 마감시기라 바빴다는 것이랄까요. 결과를 전하니 이제 운동만 하면 되겠다는 남편의 잔소리를 들으며 이번 사건을 이걸로 마무리. 이제는 정말 필라테스를 알아보아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