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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동안남 Mar 13. 2023

12편 : 카스텔라, 눈 녹는 듯한 부드러움과 달콤함.

우리가 카스텔라를 좋아하는 이유?

매일매일 힘들고 고달프고, 어렵고, 각박한 사회 현실 속 우리의 삶, 물가 상승과 맞물려 고지서를 바라보며 한숨 쉬는 모든 국민들, 이러한 답답함 속에 오늘 필자는 모두에게 위로를 주는 음식을 적어보겠다.


네모난 모양에 갈색과 노란색의 오묘한 조화, 달콤하면서 은근 뻑뻑해 우유 및 커피와 있어야 감칠맛을 느끼는 음식, 이게 무엇일까? 이 정도만 적어도 다들 정답을 알 것이다. 정답은 카스텔라 혹은 표준어는 아니지만 카스테라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스텔라, 정말 남녀노소 누구든지 맛있게 먹고, 즐길 수 있는 최강급의 빵이 아닐까 싶다. 포르투갈에서 유래되어 일본으로 전해졌고, 일본에서 완벽하게 요리화되어 원산지보다 일본식 카스텔라에 우리는 현재까지 맛있게 섭취하고 있다.


요리법은 인터넷에 아주 상세하게 나와 있어, 누구든지 쉽고 간편하고 즐겁게 만들 수 있다. 사랑하는 애인이나 가족, 남매나 자매 혹은 형제, 언니 동생 모두 이 음식을 만들면 추억과 감동에 사로잡을 것이다.


달콤한 맛과 함께 마시는 하얀 우유, 혹은 바나나 우유, 혹은 딸기 우유나 커피 우유 및 초콜릿 우유 등 우유와의 조화는 가히 상상 이상이다. 앞서 힌트라고 적었지만 뻑뻑함 속에 그 마실거리가 들어가면 모든 것이 녹아내려 우리의 입을 아주 휘황찬란하게 마무리시킨다. 아, 이 얼마나 가치 있는 빵인가? 정말 배고픔에 지켜 먹는 카스텔라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카스텔라에 대한 필자의 추억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린 시절에 많았던 것 같다. 당시, 빵 봉지에 카스텔라는 껍데기로 둘러싸여 좀 비싼 가격으로 판매했던 기억이 난다. 돈을 모아서 카스텔라를 구입해 겉봉지를 살며시, 신중하게 벗겨서 먹는 그 기대감, 그전에 껍데기에 붙어있는 카스텔라의 빵 부스러기부터 살살 긁어내어 먹어야 하는 순서가 있었다. 비유하자면 요플레 껍데기를 벗기고 그 껍데기에 묻는 요플레부터 먹어야 하는 사명감과 같다고 할까? 여하튼, 껍데기에 붙어 있는 카스텔라 부스러기는 천하의 일품이었다.


그 빵가루를 먹고, 본격적으로 카스텔라를 먹기 시작한다. 천천히 먹을까? 아니며 왕창 한 번에 먹을까?라는 별의별 상상을 하며 섭취... 꼬마 시절에 먹던 나는 그 맛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달콤한 갈색 덩어리 빵이 내 입으로 들어갔다. 너무나 달콤했다. 와, 빵이 이렇게 맛있었나? 돈을 모아서 산 카스텔라의 가치가 이렇게 컸다니. 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또, 먹고 싶어서 또 덩어리를 베어 물어 나의 입에 들어갔다. 아, 이번엔 달콤함 대신 눈이 사르르 녹는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이것이 카스텔라인가? 며칠 전, 책에서 카스텔라 관련 글을 읽었는데, 괜히 일본 사람들이 많이 애용한 빵이 사실이었구나. 정말, 어른이 되면 돈을 벌어서 꼭 먹어야겠다...


우유를 함께 놓고, 이번엔 우유에 찍어서 카스텔라를 먹었다. 와, 이게 뭔가? 카스텔라가 녹아진다. 아까워라. 빨리 먹었다. 그런데, 너무 맛있다. 소스에 발라먹는 기분. 또 찍어먹었다. 정말 맛있다. 녹는다. 녹아. 빵 먹고 다시 우유를 먹는다. 달콤함.. 이게 진정한 음식 섭취... '


이 정도가 내가 추억하는 카스텔라의 맛이다. 그만큼 어린 시절에 먹었던 카스텔라는 달콤함과 부드러움의 상징이었다. 


시간이 흘러, 필자가 어른이 되었고, 다시 카스텔라를 먹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필자가 절제하는 것인가? 입맛이 바뀐 것인가? 아니면 현실 속 각박함에 카스텔라가 쓴 약보다 더 씁쓸해진 것인가? 슬프기도 했고, 안타까웠다. 카스텔라를 먹고 껍데기에 붙은 카스텔라 가루를 살살 긁어내어 먹었더니 아, 이것만큼은 아직까지 내 마음속에 남아있다는 것을 느꼈다. 가루였음에도 그 맛은 나의 뇌리 속에 영원했던 것이다.


그 후, 우유 한 팩을 마시고, 빵 봉지를 보았다. 거기엔 각종 영양 성분과 가격 등이 적혀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달콤한 맛만 생각했지, 정보는 몰랐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이제는 빵마저도 나의 건강을 위해 정보를 꼼꼼하게 봐야 하는 현실이 되었다. 그만큼 달콤한 카스텔라도 적당히 먹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적당히 먹어야 오랜 세월 속 유년 시절의 추억을 생각하며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카스텔라를 먹고 난 후, 필자는 단팥빵, 호빵, 소보루빵, 초콜릿빵 등을 먹으면서 간직했던 맛을 비교해 보았다. 4가지 빵보다 확실히 카스텔라는 인상적인 맛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싶다. 달콤함이 강렬했고, 추억도 강했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 빵 소비를 줄였음에도 여전히 카스텔라는 필자의 빵 선호도 1위이다.


지난밤, 우연히 산책을 하다가 카스텔라에 대한 영감이 떠올라 각박한 현실 속, 과거의 추억을 생각하며 적어보았다. 모두들 좋아하는 카스텔라를 바라보고, 요리하고, 먹어보면서 눈물도 흘려보고 감정도 누리면서 어려운 세상 속에서 우리 모두 희망과 용기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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