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동안남 Jan 28. 2023

2편 : 부드러운 웨하스를 먹어보면서 느낀 인생

짧게 적어보는 웨하스는 부스러기가 나와도 맛있다.

조심스럽게 봉지를 뜯는다. 앗차! 하면 바스러진다. 먹으면 가루가 날린다. 부드럽고 달콤하다. 이쯤 되면 떠오르는 간식.. 웨하스다.


사실 웨하스는 일본어 영향을 받은 이름이고 실제 이름은 웨이퍼 (wafer)이다. 하지만 보편적 단어를 쓰고자 웨하스로 정하겠다.


웨하스 하면 정말 신중함과 정교함이 요구되는 간식이다. 무슨 소리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을 것인데 실제로 옛 시절에 웨하스를 구입해서 먹어보려면 100에 100은 다 공감할 것이다. 정상적 덩어리로 먹기 힘든 뭐라 할까 나약한 존재이면서도 꼭 먹어보고 싶은 유혹적 맛이 숨겨진 외유내강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웨하스는 친구들과 나눠먹기도 좋은 간식이었다. 필자도 어렸을 때 봉지 신중하게 뜯어서 친구들과 나눠 먹고. 부서지거나 가루가 생기면 울었던 경험이 있다. 그럴 때면 친구가 위로해 주고 달랬다. 비싸기도 했지만 그만큼 맛이 있었기에.... 우정도 싹이 텄다.


어린 시절이 지나고 어른이 되어 마트에 갔을 때. 웨하스 종류가 무궁무진했다. 종류도 많아지고 양도 늘어났고. 부서짐도 없는 딱딱한 형태로 개량되어 더욱 먹기 좋아졌다. 하지만 부스러짐이 없는 촉감과 신중하게 뜯을 필요가 없는 웨하스를 먹어보면서 아.. 나도 순수한 마음이 사라졌다는 걸 깨달았다. 그냥 맛만 달콤한 과자 덩어리였을 뿐.....


웨하스를 다 먹고 가루를 보니.. 옛날 후하고 불어서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 혼났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순수했던 우리는 이제 딱딱하고 기름진 웨하스를 씹으며 인생의 고달픔을 잠시나마 달래고 있다. 그래도 마음 만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달콤한 맛을 아직도 느낀다는 건 그만큼 감정이 살아있으니까.....

이전 01화 1편 : 확률 6/45 이게 뭐길래? 생애 첫 로또복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