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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는 너를 사랑해서 그래

EP.25

by 대박이

어느 날, 딸아이는 숙제를 하다가 무언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누군가가 자신을 계속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토리가 거실 한쪽에서 가만히 앉아 눈을 반짝이며 딸아이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토리야, 왜 그렇게 나를 봐?”

딸아이는 토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지만, 토리는 여전히 미동도 없이 딸아이를 응시했다.

딸아이는 이상한 기분이 들어 아빠에게 다가가 물었다.
“아빠, 토리가 계속 저를 바라보고 있어요. 내가 뭐 이상한 걸 하고 있나요?”

아빠는 하던 일을 멈추고 딸아이의 말을 듣고 웃었다.
“아, 그건 강아지들이 자주 하는 행동이야. 걱정할 필요 없어.”

딸아이는 여전히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근데 왜 계속 쳐다보는 거예요? 토리가 뭔가 말하고 싶은 건가?”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
“맞아. 강아지들이 주인을 바라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어.

첫 번째로, 그냥 사랑해서 그래.”

“사랑해서요?” 딸아이는 눈을 반짝이며 되물었다.

“응. 강아지들은 주인과 눈을 맞추면서 애정을 표현하거든. 우리가 가족을 사랑할 때 따뜻한 눈빛을 보내는 것처럼, 강아지도 주인을 바라보면서 ‘나는 너를 믿고 좋아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거야.”

딸아이는 토리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토리가 나를 정말 많이 좋아하는 거네요!”

“그렇지,” 아빠가 웃으며 말했다.
“두 번째 이유는 강아지들이 주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기 때문이야. 강아지들은 사람보다 말을 잘 못하니까, 대신 주인의 몸짓이나 표정을 보면서 ‘이제 뭐 할까?’ 하고 생각하는 거야.”

“그럼 토리는 내가 언제 놀아줄지 기다리고 있는 걸 수도 있겠네요?”

“맞아. 네가 간식을 줄 건지, 산책을 나갈 건지, 뭔가 재미있는 일이 있을지 기대하는 거지. 특히, 강아지들은 아주 작은 신호도 잘 포착해. 예를 들어, 네가 슬리퍼를 신거나 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아! 산책 가나 보다!’라고 생각하는 거야.”

딸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토리는 내가 움직이기만 해도 뭔가 기대하고 있는 거네요!”

아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세 번째 이유는 그냥 네가 편안해서야. 강아지들은 자신이 신뢰하는 존재를 계속 바라보면서 안정감을 느껴. 보호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럼 토리는 나랑 있으면 편안해서 보는 거네요?”

“그렇지. 마지막으로, 가끔은 단순히 네가 뭔가를 줄 거라고 기대하는 경우도 있어. 간식을 주거나 쓰다듬어 주거나, 장난감을 던져줄 거라고 생각하면서 쳐다보는 거지.”

딸아이는 토리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토리야, 너 간식 기다리고 있는 거야?”

토리는 딸아이의 말에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더욱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냈다. 딸아이는 웃으며 간식을 하나 꺼내 토리에게 건넸다.

“아빠, 그럼 강아지가 주인을 쳐다볼 때는 다 좋은 의미인 거예요?”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부분은 그래. 하지만 만약 토리가 긴장하거나 불안한 표정으로 계속 쳐다본다면, 그때는 뭔가 불편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신호일 수도 있어. 예를 들어, 배가 아프거나, 어디가 불편하거나, 무서운 일이 있으면 그렇게 할 수도 있어.”

딸아이는 다시 한 번 토리를 바라보았다. 토리는 행복한 얼굴로 꼬리를 흔들며 딸아이를 보고 있었다.

“다행이다. 우리 토리는 그냥 나를 좋아해서 쳐다보는 거였네! 앞으로 더 많이 봐도 돼, 토리야!”

딸아이가 활짝 웃으며 토리를 쓰다듬자, 토리는 만족한 듯 눈을 반쯤 감고 몸을 웅크렸다.

아빠는 그런 딸아이를 보며 미소 지었다.
“너도 토리를 많이 사랑해주니까, 토리도 너를 더 많이 바라보는 거야.”

딸아이는 토리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며 속삭였다.
“토리야, 나도 너를 엄청 사랑해. 언제든 실컷 봐도 돼!”

토리는 마치 그 말을 이해한 듯, 더욱 신나게 꼬리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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