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개고
늦잠을 자고 일어난 나는 이불을 개고
일찍 외출한 너는 한옥 처마 밑에서 비를 긋고
늦잠을 자고 일어난 나와 간 식당에서 성호를 긋고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는 너의 방에서는 빛이 새고
밤새 프랑시스 잠을 읽는 너의 방에서도 날이 새고
나는 아침을 차리겠다며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너는 블론디를 들으며 시가를 피우고
아침을 먹고 나는 손수 커피를 갈고
너는 턴테이블 위에 놓인 LP판을 갈고
오늘도 어제처럼 비가 내리고
나는 너의 노르웨이 여행을 들으며 커피를 내리고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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