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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와 알렉산더 Jul 04. 2024

출국

열다섯 번째

내가 이 나라에

영영 머물 수 없을 거라는 건

너도 알고 있었잖아


비자가 만료됐고

나는 떠나가야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이 나라에서

푹신한 사람들도 만났고

하늘같은 추억도 그렸고


하늘에서는 이 대도시조차

작게만 보일 거야

어쩌면 나는 후회할지도 몰라

이 조그만 도시가 뭐가 그렇게 두렵다고 항상 움츠린 채 살았을까


내가 이 나라에

영영 머물 수 없을 거라는 건

너도 알고 있었잖아


이륙할 때 나는 눈을 감겠지

전혀 모르는 나라에서 감은 눈을 다시 뜨면

그리운 얼굴들을 공항에서 볼 수 있기를

꼭 그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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