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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와 알렉산더 Dec 16. 2024

스물여덟 번째

밤을 지새운다

마지막 달에 밤을 지새운다

곧 해가 바뀌는데 나는 올해 무엇을 했나

오늘도 밤을 지새운다


눈을 시인은 좋아한다

함박눈도 싸라기눈도

가루눈도 진눈깨비도 눈을 시인은 좋아한다

커피숍 너른 창 창밖으로 눈을 바라보며

일 년을 성찰하는 시인은 오늘도 밤을 지새운다


눈이 내리면

보이지 않는 사제가 고해성사를 들어주는 것 같아

그래서 눈을 시인은 좋아한다


죄 많은 일 년이었다

인류의 죄를 대속한 사나이에게 약속한다

내년에 대해

죄인 또는 시인은 오늘도 밤을 지새운다


눈이 내리려는 듯 하늘이 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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