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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와 알렉산더 Dec 17. 2024

태양을 나누어주는 사람

스물아홉 번째

담배 한 개피 대신

서쪽을 향해 불을 피우며

나는 태양의 귀환을 촉구했다


시간은 상대적인 것이라

한국의 겨울밤이 극야인 어느 밤

오늘의 태양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서쪽을 향해 어리광 대신 불을 피우며

나는 결연하게 태양의 귀환을 촉구했다


이 긴 밤이 지나고

다시 동쪽에서 태양이 붉게 태어날 때

바다로 흐르는 태양을 받아 마시며

덥힌 몸으로 서쪽을 향해 걸어가겠다


극야에 사는 사람들의 모든 잔들에

내가 마신 태양을 그득하게 따라주고

차가워진 몸으로 태양에게 돌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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