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그의 손에는 책이 한 권이 들려 있었다.
두 아들이 성인이 되고 우리 결혼식 비디오를 함께 본 적이 있다. "저 때 둘이 아닌 셋이었다"라고 말하니 아들들이 적잖이 충격받은 모습이었다. 우리 가족은 한바탕 크게 웃었다.
# 결혼 후
"당신, 나 바쁜 거 안 보여~!!"
큰아들이 5살 때쯤, "엄마 아빠는 매일 싸워"라고 할머니에게 이르듯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우린 서로 사이좋은 부부라고 자부했었는데, 아이 눈에 그렇게 비쳤다는 게 놀라우면서도 많이 미안했다. 싸운 게 아니고 크게 얘기한 거라고 수습해 보려 했지만, 유난히 기억력이 좋은 큰아들은 아주 어릴 때 일도 세세하게 기억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