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벽 Jun 20. 2023

그래도 계속해야 하지 않을까?


“노력은 복리로 계산된다. 할 거면 잘할 때까지 해보자.”     


내 올해 다이어리 앞장에 이렇게 쓰여있다.

이만큼 살고도 새해가 되면 뭔가를 결심하고, 잊지 않으려고 다이어리 앞장에 써 놓는 걸 보면, 난 아직도 가끔 귀여운 행동을 하는 것 같다. 난 뭘 잘할 때까지 해보려는 것이고, 또 복리 계산되는 이자로 뭘 받고 싶은 걸까?


파도가 거세다.

물보라가 심하게 일고 거칠게 밀려오는 듯하지만, 힘자랑으로 보는 이를 쫓지 않고 오히려 머물러 있고 싶게 만든다. 익숙한 듯 또 익숙하지 않다. 몰려왔다 빠져나가기를 지겹도록 되풀이하는 저 일상이 삶 자체다. 


그림을 그린 작가에게 바다 그리기 지겹지 않냐고 물었더니,

바다가 언제나 다르니 하나도 지겹지 않다고 답한다.

아마 그는 1만 시간의 법칙을 까마득한 옛날에 다 채웠을 거다. 그래도 또 무한 반복으로 저 바다를 표현하고 있다. 분명히 그 되풀이가 아주 반가운 날도, 지겹기만 한 날도 있을 거다. 

그래도 되풀이한다. 

특정 목표는 없다. 

그저 하루하루의 되풀이가 자기 인생이란 것만 어렴풋이 느낄 뿐이다. 


이제 난 다이어리 앞장에 써 놓은 두 문장 중 앞 문장을 지운다. 

뭘 바라겠나...

그게 뭐든 우선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 해보자. 그 후엔 아주 조금씩 더 되풀이해 보는 거다. 


왜냐하면... 

그게 본질일 거라 느끼기 때문이다.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거.

그냥 되풀이하는 거.     


박은성, <제주바당>, 캔버스에 아크릴, 90.9 x 72.7cm, 2019년     

이전 04화 Both sides now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