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나는 늘 위태로웠다.
꼭대기에 서있으면서도 아래가 무서워 애써 보지 않으며 꾹 참고 시선은 늘 위를 향했다.
내려오는 것은 내 인생에 없다며 무서워 덜덜 떨면서도 정체하기보단 성장하길 바랐으며, 무심한 하늘은 삶이 지칠 때 더 힘겨운 비바람을 내려주었다.
그 비는 나를 촉촉하게 젖게 만듦과 동시에 위협했다. 필요해 갈망하면서도 오지 않기를 바라고 고개 저으면서도 더 달라고 애원했다.
햇빛을 받으며 눈부신 빛을 만끽할 때쯤 달콤함을 느꼈다. 그토록 원하던 따스함에 눈물 흘리며 그늘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렸다. 그 그늘이 누군가에게 삶의 휴식이 되길 바랐다.
큰 절벽에 겨우 뿌리 박힌 나는 내 몸이 더 커질 때 위태로움을 느꼈다. 삐죽빼죽 가시처럼 난 잎들은 주변에 누군가가 오기 보단 그저 바라보게만 만들었고 누군가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가도 체념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렇게 홀로 긴 세월을 버티며 바람을 맞이했다. 성장은 끝이 없지만 버티고 있는 이 땅이 나를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오늘도 낭떠러지에 서 있다.
성장의 아쉬움이 더 크기에 만족하기보단 불안을 선택하는 삶. 이 불안이 나를 더 아름답게 해 준다고 믿으며 오늘도 조금씩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