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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다.

한국은 문화강국! 한국의 문화가 너무도 궁금한 미국 교수님

by Olive

Experience is the best teacher.


한국 식당도 한국 마트도 없는 미국의 작은 소도시 마을에서 살고 있는 우리 가족. 아시안도 매우 적은 동네이다 보니 한국인을 만나는 일은 참 힘든 일 중 하나가 되었다. 반면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미국인을 만나는 일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류(韓流)의 바람은 이곳에도 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관심 많은 사람들을 종종 만나는 일은 한국사람에게 참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다.


며칠 전, 남편이 퇴근 후 나에게 물었다. "한국문화에 대해서 강의할 수 있나? 경험도 되고 좋을 거 같은데. 한국문화에 엄청 관심 많은 교수님을 만났거든. 근데 강의해 줄 사람을 못 찾고 있대."


남편의 취미는 라켓 운동이다. 요즘엔 가끔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배드민턴을 치고 있는 체육관에서 아시안은 남편이 유일한데 한국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종종 말을 걸어온다고 했다.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 중에 대학에서 국제경영을 가르치는 어떤 교수님이 한국에 관심이 정말 많다며 한국의 문화에 대해 강의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면 꼭 알려달라고 부탁을 하셨다고 한다.


미국에 비하면 작은 나라인 한국. 70년 전 한국전쟁을 겪은 나라. 불과 몇십 년 전만에도 이렇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나라. 하지만 이제 미국의 큰 마트에 가면 삼성, LG에서 나온 가전제품이 즐비하고 현대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미국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많은 미국 젊은이들이 K-pop을 좋아하고 기생충, 미나리 등 한국영화도 대흥행. 도대체 한국이란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 한국문화가 어떻게 전 세계로 퍼지고 인기를 끌 수 있는지 미국인으로서 너무 궁금하다고 했단다.


'한번 도전?'


잠시 생각을 하다가, 이런 기회 없으면 내 영어는 영영(!) 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무조건 도전'으로 생각을 바꾸었다.


"한번 해 볼게. 어떻게 하면 돼?"


남편은 그 교수님께 바로 메일을 보내면 된다고 했다.


어제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더니 즉각 답이 왔다. 날짜는 다음 달 초로 잡혔다. 물론 강의료 없는 자원봉사 초청 강의지만 우리나라를 알리는 의미 있는 수업이기에 열심히 준비해 볼 생각이다. 교수님 답장을 받고 나선 한국관광공사 미국 지사로 메일을 드렸다. 대학교에서 한국문화 강의를 하게 되었으니 홍보 책자를 받아볼 수 없겠냐고 문의를 드렸더니 반가운 답장을 주셨다. 너무 감사하게도 가이드북, 지도, 브로셔를 무료로 보내주신다고 한다. 왠지 시작이 좋다.


영어 강의는 한국어 강의보다 한 열 배쯤, 아니 백 배쯤 힘든 것 같다. 사십이 넘어 시작한 미국 생활 중 가장 힘든 것은 다름 아닌 영어. 미국에 사는 한 영어는 나의 영원한 숙제이며 짐과도 같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는 내가 영어 실력을 키우고 교사로서 경험을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수업이라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오늘부터 한 달 동안 수업 준비로 인해 마음이 조금 바빠질 것 같다. 영어강의 준비가 쉽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좋다.


해야 하고, 할 수밖에 없는 일을 하는 것보다는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더 행복한 일임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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