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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을 쓰는 작가 Mar 17. 2023

<시로 마음을 치유하며, 행복을 나누는 시간>

프로그램 첫 시간

내가 사는 동네는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어 다양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 내가 수강하게 된 프로그램은 2023년 제1회 평생학습 실천학교에서 진행하는 <시로 마음을 치유하며, 행복을 나누는 시간>이다.

바로 3월 7일은 첫 수강날이었다.

떨리는 마음과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교육장으로 향했다.


교육 10분 전까지 입실하라는 안내 문자에 서둘러 나서긴 했지만, 환승해야 하는 버스를 15분이나 기다린 탓에 교육 시작 2분 전에 겨우 도착했다.

이미 여러 수강생들이 교육장에 자리를 잡고 앉아계셨고, 강사님이 앞에 계셨다.

나는 맨 앞자리를 사수한다. 마치 열정 그득한 모범생처럼. 20녀여 전, 사춘기 고등학교 문학소녀 그 모습 그대로.


시인이신 강사님은 몸소 봄을 알리시듯 핑크빛 투피스 원피스를 차려입고 오셨다.

강사님의 의상만으로 산뜻하고 향기로운 봄날을 맞이하는 듯했다.

강사님은 자신이 직접 지은 시집인 <위로>를 수강생들 한 분 한 분께 사인해 주셨다.

"ooo선생님께 행복하세요. 2023 봄날. ooo 드림"


따뜻한 마음을 품고 강의는 시작되었다.

수줍은 듯 차분한 목소리로 본인을 소개하시는 강사님은 서정문학 시 부문에 등단한 지 10년이 된 시인이셨다.

그리고 한국서정작가협회 회원이기도 하셨다.


강사님은 수강생 한 분 한 분과 눈을 맞추며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셨다.

총 10회기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두 편의 시 미션이 있다. 1편은 자신만의 자유시를, 1편은 우리가 사는 동네에 관한 시를 작성하는 것이다.

시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 강사님의 말씀. 인생은 어차피 혼자 가는 것이지만, 시와 함께 딩굴딩굴하다 보면 자기만의 시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를 쓰다 보면 아름다움으로 감사와 용서의 시간이 된다"는 주옥같은 명언도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말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고. 시인은 우리말을 발굴하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나를 시의 세계로 더 푹 빠져들 수 있게 한 강사님이 지은 시 "민들레"가 참 인상적이었다.

뜨거운 눈길 받지 못해도
가진 것 다
날려 보낼 수 있는,

제일 낮은 곳에
그런 내가 있어
진순미 <민들레>


왜 그렇게 가슴이 뜨거워지던지. 이 시를 읊을 때마다 그런 느낌이다.

강사님의 시들을 소개하면서 수강생들 한분씩 돌아가며 시 낭송을 시켰다.

나도 자신은 없지만 내 목소리를 내어 시를 읊어보았다.

시 낭송은 자신만의 감정을 실어서 하면 된다는 강사님의 응원에 힘입어서.


흙담집 돌고 돌아
너에게로 가고 싶은 날
논둑길 지나
둥글어진 마음이
먼저 달려가 있다
진순미 <굴렁쇠>


시를 쓸 때 어떤 정서에 포인트를 두어야 하는지 잘 몰랐는데, 어느 지점에서 마무리해야 한다고 하셨다.

마음을 다해 노래했으면, 감정이 살아있게 두는 것이 포인트라고.

그리고 시를 쓸 때는 마음의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야 한다고.

일상이 심심해야 글이 잘 나온다고 하셨다. 편안히 있어야 글이 잘 나온다고.

그리고 자신만의 시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감미로운 고통이지만 마음에 드는 시를 쓰면 행복감이 넘칠 것이라고.

어렵고 난해한 시보다 일상의 시로 쉬운 시가 오히려 사람들의 공감을 더 일으키기 쉽다고 하셨다.

그러므로 시집에 실린 다양한 시를 많이 읊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이셨다.


그렇게 <시로 마음을 치유하며, 행복을 나누는 시간> 첫 시간이 마무리되었다.

내 가슴을 쿵 울리는 충만함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있을 9회 차 수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특히 내가 지을 창작시 2편은 어떻게 완성되어 갈 수 있을지 그 과정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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