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명랑한 메리 Jun 14. 2023

갱년기 여성, 살을 빼고 친구를 얻다

50대 바디프로필 촬영기록 1

2023년 5월 28일,

한 번의 연기 끝에 바디프로필 촬영이 진행되는 날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긴장 됐고 설레었고

뭔가 이뤘다는 성취감으로 뿌듯했다.



촬영 1일 전


함께 운동을 하던 운동 메이트 집으로 갔다. 

단수를 하는 날이라 몹시 지칠 텐데 운동을 하는 게 맞을지... 

그리고 집에서 1시간 이상 걸리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을까... 를 걱정했지만

참 사람 몸이 놀라운 게 하루 정도 물 안 먹는다고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온라인에서 함께 운동을 한, 

천안에 거주하는 또 다른 운동메이트가 천안 호두과자를 사 갖고 오셨다.


바디프로필 촬영 준비 하느라 고생했어요. 촬영날 먹으면서 해요.


천안에서 온 호두과자!




촬영 당일, 

 


나랑 윤희랑 응원 갈게. 윤희는 울산에서 KTX 타고 오고 있어



2개월 전, 친구들이 바디프로필 촬영 시 나는 응원을 가서 응원사진을 찍었다. 물론 나는 서울에 살고 있어서 촬영장이 멀지 않았고, 바디프로필 촬영 직전 사진 찍는 것을 포기했으니깐 궁금하기도 해서 간 것이다. 


[우정 사진 기록]

 

https://brunch.co.kr/@3536992c1326409/17


그 후 2개월, 

우정 사진을 찍은 친구들은 계속 나에게 연락을 했다.

싫지 않은 즐거운 관심이었다.


운동 잘하고 있어? 살 빠지고 있어? 몇 kg 빠졌어?



그리고,

내가 바디프로필 촬영 날짜를 확정 짓자마자 KTX 티켓을 샀다고 연락이 왔다.



태어나서 딱 1번 직접 만났는데,

나를 응원하러 오겠다니......

먼 곳에서 시간과 차비를 들여서......


내가 뭐라고... 울산에서 온다고?



너무 부담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사실 너무 고마워서... 진짜 고마웠다.


나에게도 친구가 생기는 것 같았다. 

친구들이 사 온 축하 케이크


그리고, 바디프로필 촬영날 수연과 윤희는 케이크를 사 들고 와서 사진을 골라주고 

옆에서 신나게 웃다가 기차 타야 한다고 2시간 뒤에 갔다.






메리님, 이거 입으면 날씬해 보일 것 같아요


운동 메이트는 내가 입을 옷을 갖고 왔다

2달 동안, 새벽 5시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줌을 켜고 운동을 같이 하고,

심지어 집으로 불러서 근육 운동을 가르쳐 주던,

바프 촬영 전날 집으로 불러서 근육 운동을 알려주던 분이다.


본인이 평생 배운 운동 방법 (피티도 오래 했고, 점핑 강사를 하면서 샵 운영도 하였다)을 나에게 전수하다시피 했다.


바프날은 짠~ 하고 옷까지 갖고 오셨고,

나는 그 옷을 입고 그녀와 우정 샷을 찍었다.


(사진은 현재 보정 중!)





나이가 들면서 내 주변의 친구들은 모두 사라졌다.


결혼, 출산, 직장 등의 이슈로 친한 친구라는 개념이 나에게 사라졌다. 

결혼은 했지만 아이가 없고, 나이는 많지만 일을 하고 있고... 

점점 친구들과 멀어질 일만 생겼다.


특히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친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외면하는 것을 보고 휴대폰 속 많은 전화번호를 삭제하기도 했다. 

내가 남을 챙긴다고 그 사람은 굳이 나를 챙기지 않는 것을 경험했고, 작은 말 한마디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래서 친구라는 것에 크게 의미를 두고 살지 않게 되었는데

운동을 하면서,

살도 빼고 친구도 얻게 됐다.


운동은... 여러모로 나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함께 해서 고마운 내 친구들...


인스타그램

스마트스토어


이전 15화 한 번도 버킷리스트가 바디프로필 촬영인 적이 없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