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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기준

by 지음

세상 사람들은 사소한 의무와 일들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더 차원높은 일들에 몰두할 수 없다고 너나없이 불평하곤 합니다. 하지만 만일 그들이 결심을 하고 그 모든 사소한 문제들로부터 벗어난다면 그들은 즉각 차원높은 일들에 생을 바칠 수 있을 것이고, 나머지 마치 숨쉬는 일처럼 자연스럽게 잊어버릴 것입니다. 그들은 결코 시간이 없어서 어떤 일을 못한다고 말하진 않을 것입니다. 책임감있는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중요한 일을 제쳐두고 다른 일을 하지는 않습니다. (주1)


아이야.

평소에 평범해 보이는 글이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드는 경우가 있단다. 엄마는 위의 소로우의 글귀가 그랬단다. 기준이 없다 생각하는 엄마 삶을 성현들의 말에서 기준을 찾아보려고 했거든. 이 글귀에 나오는 ‘더 차원높은’, ‘불평’, ‘결심을 하고’, ‘사소한 문제들로부터 벗어나는’, ‘자연스럽게’, ‘시간이 없어서’, ‘책임감있는 삶’의 단어 단어에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엄마의 가슴을 후벼팠단다. 확실한 기준 없이 살았던 모호한 삶에서 좀 더 간단하고 명료한 삶을 살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지. 거기에 엄마가 알아가고 지켜가고자 하는 덕목들이 속속들이 다 포함되어 있었거든. 왜 이 문장들이 엄마의 가슴을 뒤흔들었는지 엄마의 삶에 기준이 되었으면 했는지 7가지를 너에게 이야기 해 줄게.



첫 번째, ‘더 차원 높은 일’ 엄마가 다다르고 싶은 그 길. 절대 벗어나지 말자 다짐했어.


우리가 삶에 걸고 있는 기대는 진실로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삶이 우리들에게 걸고 있는 기대인 것이다. 우리는 삶의 의미에 관한 질문을 멈출 필요가 있다. 그 대신 우리는 우리들 자신을 매일같이, 또는 수시로 삶에게 질문을 받는 존재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의 대답은 반드시 말과 명상이 아닌 올바른 행동과 올바른 처신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궁극적으로 삶의 의미는 삶의 문제에 대한 올바른 대답을 찾아내야 한다는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리고 개개인의 앞에 끊임없이 놓여지는 삶의 과제를 수행해 나가는 것이다. (주2)


아무도 태어나야지 하면서 태어나는 사람은 없지만 태어날 때에는 세상에 해야 할 어떤 의무가 있어서 태어나는 거라고 해. 그래서 엄마는 ‘더 차원 높은 일’이란 사명이라 생각 해.

각자가 이루어야 할 사명은 누구나 있다고 배웠어. 엄마도 엄마의 사명대로 실천하며 살려고 노력중이야. 결국은 사명을 실천하는 것은 하루하루의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이 글을 통해 알수 있었어.



두 번째, ‘불평’ 불만 많은 ‘ㅂ’동네'에서 다른 동네로 이사중이야.

그래서 ‘ㅂ’동네의 것들을 엄마 입에서 마음에서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는 중이야.

‘ㅂ’으로 시작되는 단어는 별로 도움이 안돼. ‘ㅂ’에 사는 동네는 바보동네야. 왜냐면 얘네들은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서 널 상실감에 빠뜨려.

상황이나 현상에 불안해지면 이에 대한 방어기제로 현상을 부정하게 되고 부정불쾌한 감정을 통해 불편이나 불만섞인 언어와 행동으로 드러나며 이는 사실을 왜곡, 오류화시킬 가능성을 높여서 결국, 자신의 안전한 공간으로 비겁하지만 숨겨줄 수 있는 변명을 찾게 돼. 변명은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것이기에 옳게 포장되기 위해서 현상을 비난하도록 이끈단다. 왜냐면, 관계란 정당성의 대립이니까 대상을 비난 내지 부정하면 자신의 정당이 상승하거든. 비교에 의한 일시적인 상승은 곧 추락을 예고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자신을 이끌지. 비난변명의 몸집을 더 강하게 키우고 수습이 안될 정도의 비굴한 아첨꾼으로 자신을 내몰고 스스로가 비참해지는 꼴을 면치 못하게 되면서 결국 비웃음의 대상이 돼. 스스로 자신을 바보로 만든 것이지. 여기서 더 나아가 심연의 자아는 자신을 배신하여 바보로 만든 현실의 자아에게 보복하기 위해 강인함을 버리고 불쌍한 자아를 자처한단다. 이렇게 불쌍하고 부실하고 부진해진 심연의 자아는 현실의 자아가 무너지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자아를 부정하며 비애 속에 자신을 가둔 채 현실적 자아와 심연의 자아를 분리 시켜 버리기도, 더 악하게는 분절시켜 버리기도 해. 무섭지...(주3)

정말 무서웠어. 엄마도 이렇게 살고 있지 않는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어.



세 번째, ‘결심’하는 순간 포기부터 먼저하기로 했어.

소로우는 위의 글에서 결심을 하라고 했지. 엄마도 매번 결심을 하는 날들이 많았지. 하지만 엄마는 작심삼일이었어. 왜 그런지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결심은 순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취해서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거였더라고, 어떤 일을 해내겠다는 것은 감정이 우선이 아니라 행동으로 쭉 연결되야 하는 것이었어.


결심말고 결단을 해야 하는 거지. 하고 싶은 것을 양손에 쥐고 결단은 할 수 없어. 같은 시간에 둘을 다 할 수 없는 거지. 안정된 삶의 질서란 안정을 추구하는 마음의 포기를 포함한다는 것(주4)이지. 엄마가 새벽잠과 사람들의 만남을 포기하고 새벽독서를 선택한 것처럼 그 전의 엄마가 하던 일정한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거였지. 둘 다 하려고 했을때 분명 과부하가 오게 되더라고. 그건 둘 다 가지려는 탐욕스러운 욕심에서 생겨나는 거야. 처음은 별로 힘들지 않아 두가지를 병행하더라도 계속되면 번아웃이 오기도 해.

스스로를 보호하는 본능이었을까? 엄마는 무의식적으로 포기 리스트를 마음속으로 작성하고 있었더라고. 그것을 써 봤지. 확실히 구체적으로 적어보니 우선순위가 더 확실해지더라.


<포기리스트 작성>

결단을 내렸으면 그 한가지에 일단은 집중을 해야 해. 처음부터 성공할 수는 없었어. 분명 한번씩 빠뜨리기도 하지. 하지만 그래도 계속 해나가는 정신을 붙들고 있어야 해.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했음에도,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연습했음에도 성과가 지지부진하다고 해서 자꾸만 자세를 바꾸고, 생각을 고치고, 이것저것 다 해보려고 하기 보다는(주5) 처음은 긴장하고 하고자 하는 일이 몸에 습관이 되게 만들고, 또 습관에서 아무 생각없이 하는 단계까지 올려 놓고 그냥 생각없이 하는 단계까지 가야 안심할 수 있어. 안 그럼 결단한 것을 잘 실천하다가도 그만 두기 때문이야.



네 번째, 엄마는 문제가 생겼을 때 나를 키울 기회로 받아들이기로 했어.

한번씩 엄마들 모임에 나가면 앞에 나온 ‘ㅂ’동네 친구들을 엄마들이 서로서로 하고 있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있었어. 엄마는 정말 그것 때문에 고민도 많이 했고, 오해라며 풀려고 노력도 많이 했지. 그렇게 안 좋아지 관계는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서먹서먹해졌어. 그때부터였던 것 같애. 엄마가 책을 읽게 된 계기가. 나부터 키우려고.


한 가지 목표에 전력을 다하는 사람들은 (도래할 가능성이 대체로 없는)그 날을 기다리며 대부분의 시간을 견뎌낸다.

이런 사람들은 삶의 자잘한 것들에 얽매이지 않는다. 카푸치노 커피가 너무 뜨겁든 혹은 차갑든, 웨이터가 미적거리든 아니면 이래라저래라 간섭이 많든, 음식에 양념이 너무 많이 들어갔든 아니면 너무 적게 들어갔든, 호텔 숙박비가 광고에 나온 것보다 비싸든 싸든 괘념하지 않는다. 더 원대하고 멋진 것에 마음이 사로잡혀있기 때문이다. (주6)


나심탈레브의 말처럼 문제보다 엄마가 더 커지니 이제는 그렇게 안달복달했던 것들이 다 부질없음을 느꼈어. 그냥 엄마가 문제보다 더 큰 사람이 되면 아무것도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느꼈지. 그래서 엄마만의 시간을 가지고 엄마를 키우는데 집중하기로 했어.



다섯 번째, ‘자연스럽게’ 자연이 제 속도대로 가듯이 엄마도 엄마의 속도를 유지하기로 했어.

주말에 함께 텃밭을 가면 여러 채소들을 보지. 오이는 정말 물을 많이 먹는 채소야. 여름에는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물을 듬뿍 줘야 곧고 바르게 큰다는 것도 이제는 알지. 엄마가 오이에게 정성을 들인만큼 오이도 엄마에게 먹음직스런 오이로 보답을 하지. 그렇지 않으면 진디물이 온 줄기를 뒤덮혀 옴짝 달싹 못하게 만드는 것을 보고 놀랬지. 오이를 키우기로 했지만 물주기를 게을리 하면 예쁜 오이를 받아내지 못하는 거야. 물만 잘 줘도 꽃이 피고, 꽃이 진 자리에 아주 작은 아기 오이가 달린 것을 보고 우리는 환호했었지. 말없이 눈에 띄지 않게, 그러나 확실히. 우리가 말하는 응보라는 것은 우주의 필연적 법칙이고, 그 법칙으로 부분이 나타나는 곳에는 반드시 전체가 나타난(주7)다고 에머슨이 엄마에게 가르쳐 줬어. 엄마가 오이를 보며 애면글면 하든 말든 자연은 자신의 속도대로 모든 것을 키워나가는 중이지. 성격 급한 엄마가 빨리 하려고 재촉하지도 또 너무 느긋하게 여유부리지도 말고 제 속도대로 매일 조금씩 나아가면 된다고 자연이 알려주고 있어. 처음은 표가 안 나듯이 하지만 지금은 엄마보다 더 커있는 너처럼. 뭐든 찬찬히 하면 엄마의 내면도 오이처럼 너의 성장처럼 그렇게 성장해 있을 거야.



여섯번째, ‘시간이 없어서’라고 말하지 않고 엄마의 시간이 어디에 쏟고 있는지 확인했지.

중요도와 긴급한 사안(주8)을 놓고 관리를 했지. 엄마는 1사분면의 중요도 하고, 긴급한 것이니 대부분 시행을 하고 사는 것 같은데 2사분면의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것은 미루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애. 그래서 책읽기라던지 운동을 지금에서야 시작을 한 거지.


세네카는 ‘무엇인가 수고를 할 때에는 반드시 어떤 목적을 가져야 하며, 꼭 그 어떤 목표를 정하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근면이 그들을 부지런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허상이 그들을 몰아세워 미치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지. 아무 생각없이 중요한 일인지 아닌지도 생각도 안하고 남들이 하니까 그냥 따라하는 것은 엄마에게 치명적인 약점이었지. 중요한 일부터 의무를 다하고 나머지를 하는 습관을 들이는게 참 어려웠어. 그래도 스스로 절제하고 상대방에게 거절하는 노력을 하니 어느정도의 반열에 오르더라구.



일곱번째, ‘책임감 있는’ 사람은 중요한 일을 두고 다른 일을 하지 않아.

책임에 대해서는 엄마는 아직 배우는 중이야.

기준 하나. ‘파테마타 마테마타’ 아픔을 통해 배운다라는 고대 그리스어야. 꼭 마법의 주문 같지 않니? 무슨 일을 하려면 시련이 있기 마련이지 그 시련을 잘 견디고 나면 뒤에 거둬 들이는 열매를 달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책임은 아래의 글귀를 기준 삼아보려해.

힘이 없는 근육,

신뢰가 없는 우정,

결론이 없는 의견,

미적 요소가 없는 변화,

가치가 없는 나이,

노력이 없는 인생,

갈증이 없는 물,

영양이 없는 음식,

희생이 없는 사랑,

공정함이 없는 권력,

엄격함이 없는 사실,

논리가 없는 통계치,

증명이 없는 수학,

경험이 없는 가르침,

따뜻함이 없는 예의,

구체성이 없는 가치관,

박식함이 없는 학위,

용기가 없는 군인 정신,

문화가 없는 진보,

투자가 없는 협업,

리스크가 없는 덕행,

에르고드 상태가 없는 확률,

손실 감수가 없는 부의 추구,

깊이가 없는 복잡함,

내용이 없는 연설,

불균형이 없는 의사결정,

의심이 없는 과학,

포용이 없는 종교,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임이 없는 모든 것. (주9)

책임이 없는 모든 것... 이렇게 책임 없는 성과는 시련 없이 맛있는 열매를 먹겠다는 심보이지. 위 글귀의 반대로 행하면 책임있는 삶을 살 수 있겠지 싶었어. 완전히 ‘책임감 있는 삶’의 집합체 아니겠니!!



엄마가 소로우의 글귀를 보고 7가지 기준 세운 것을 적어봤어. 엄마는 앞의 7가지 기준을 지키기 위해 아주 근본적으로 밑바탕이 되는 기준을 5가지를 더 가지고 있단다.


첫째. 원리를 따르는 거야.


가야할 곳 먼저, 가고 싶은 곳 나중

먹어야 할 것 먼저, 먹고 싶은 것 나중

봐야할 곳 먼저, 보고 싶은 곳 나중

해야할 말 먼저, 하고 싶은 말 나중

들어야 할 말 먼저, 듣고 싶은 말 나중

읽어야 할 채 먼저, 읽고 싶은 책 나중

잡아야 할 것 먼저, 잡고 싶은 것 나중

배워야 할 것 먼저, 배우고 싶은 것 나중

써야할 것 먼저, 쓰고 싶은 것 나중

줘야 할 것 먼저, 주고 싶은 것 나중

이해할 것 먼저, 이해시키고 싶은 것 나중(주10)


이것은 너도 알지!! 공부 시작한 후부터 벽에 붙쳐놓고 보는 것.

선의무, 후권리를 하지 않고 하고 싶은 권리만 누리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둘째. 이불변응만변(以不變應萬變)하는 거지.

‘현자는 한 가지 것을 행하여 온갖 일을 행한다. 또한 현자는 그가 바르게 행하는 한 가지 것에 상대하듯이 바르게 행해지는 온갖 영상을 본다.‘ 에머슨이 말한 것이야.

풀이가 닮은꼴로 ’이불변응만변‘이랑 같은 말을 하고 있지.

한가지 일을 올바르게 똑바로 변화시켜 놓은 것이 다른 모든 변화에 다 대응이 된다는 뜻이야.

자연의 사계절은 봐서는 변함이 없어보이지만 하루하루가 다르게 조금씩 변해가고 있어. 신기 하지 않니? 지구의 움직임에 따라 사계절이 생기고 자연의 모든 것이 조금씩 변해간다는 것이. 네가 커가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돌아오는 계절을 맞이하면서 옷이 맞지 않는 것처럼 자연에 속한 너도 그렇게 성장하지. 만사는 그 원인에 의해 하나의 중심으로 귀결되는 거야.(주11)



셋째. 불파만지파참(不怕慢只怕站)하려고 노력해.

느린 것은 괜찮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나가면 된다는 뜻이야. 엄마의 노트북에 포스트잇으로 붙여져 있지. 그렇게 마음으로 되뇌이고 입으로 말을 하면서 끝까지 해낼 거라는 다짐을 하지.

왜 우리는 그렇게 성공하기 위해 조급히 굴며 또한 그렇게 사업적일까?

만일 어떤 이가 그의 동료들과 발을 맞추지 않는다면, 아마도 그는 그들과는 다른 북소리를 듣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로 하여금 그가 듣는 북소리에 발 맞추게 하라. 그 박자가 고르거나 또는 늦거나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장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주12)

스스로 내린 결단을 포기하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로 끝까지 실천해 나가면 네 결단의 끝에 도달해 있을거야.

넷째. 신독(愼獨)하는 거야.

자기 혼자 있을때에도 지켜야 할 것들을 잘 지키는 것을 말해.

혼자 있을 때가 자신의 교양이 어느 정도인지를 시험할 절호의 기회이고, 자신의 입장이 흔들림이 없는지를 알아볼 순간이며, 자신의 능력이 강력한지를 알 수 있을 때인 걸 뒤늦게 알았지. 사람은 평생을 살면서 뭔가를 이뤄야 하지만 이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떳떳하기 위해서라고 해. 끊임없는 자기 단속만이 조금씩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이지.(주13)

모든 일에서 신독을 할 수는 없겠지만 엄마가 스스로에게 약속한 사명이나 루틴 같은 것은 꼭 지키려고 노력했어. 그냥 엄마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 그냥 단순하게 눈 앞에 있는 일을 우선순위대로 하는 것. 그걸 독서하면서 배운 것 같아. ’오늘 할 일은 오늘 한다.‘를 지키면서 사는 중이지.



다섯째. 자기(自己) 스스로를 잘 세우는 거야.

자기가 착하고 거룩하게 살아야 하는 것을 망각하고 다른 자들을 그리로 지도하며 훈련시키는 것으로 자기 책임을 다한다고 생각하는 자는 천치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기 일에 건전하고 유쾌하게 살아가기를 저버리고 그 힘으로 남에게 봉사하려고 하는 자는, 내 생각으로는 비뚤어지고 좋지 않은 길을 잡은 것이라고 본다.(주14)

엄마는 존재감이란 단어가 참 생소했어. 독서 모임 하면서 처음들었단다. 존재감은 나 스스로 나로 존재하는 것. 자신 세우기에서 가장 밑바탕에 깔린 것. 가장 본질인 것. 자기(自己)라는 단어도 자신을 바로 세우라는 뜻이야.


지금 엄마 바로 세우기 작전에 돌입했어. 하지만 너무 힘들어서 죽을 지경이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하고 있는 것에 스스로 다독이면서 여기까지 왔어. 어떤 관계든 엄마가 스스로 잘 서 있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을 알았거든.


사실 우주의 중심이 나라고 느낀 순간이 한 찰나있었어. 그 순간이 쭉 갈 것 같았어. 하지만 아니었지. 어른이 되어서는 존재감을 다시 가지고 살려면 계속 훈련을 해야 하는걸 깨달았어. 존재감이라는 것도 내 안에서 꺼낼 줄 알아야 하더라고. 엄마의 존재감이 내 안에 있도록 잘 담아야 하더라고. 그래야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당당한 사람이 저절로 될 것을 아니까.


네가 어렸을 때 너의 목가누기, 뒤집기, 앉기등 성장 발달을 해가는 모습을 보고 엄마, 아빠가 한 단계씩 넘어가는 것을 보고 감동받아 했었지. 그리고 독서를 하면서 엄마의 새벽 시간이 즐거워지면서 집안이 더 화목해졌지. 이렇게 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의 것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자기(自己)에서 나오는 힘이지.

이기가 이타라고 했어. 자신을 잘 챙기고 잘 돌보다보면 주변도 보이고 세상도 보이는 법이야. 처음은 자신을 세우는 것부터야.

그리고 자기(自己)를 명심하고 살아가는 마음이야.

항상 스스로가 별임을 잊지 말아야지. 너도 엄마도.



이렇게 기준을 세우고 실천을 한다는 것은 올바른 엄마로 세우는 중인거지.

일상 생활을 하면서 기준을 생각하면서 사는 삶이랑 그냥 사는 삶은 살아내는 ’격‘자체가 다른 것을 느꼈어. 그래서 공부를 한 후부터 항상 엄마의 기준을 생각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 기준이 있으므로 복잡했던 생각이 단순해지면서 생각도 명료해지지.


책 공부를 하기 전에도 아마 엄마의 기준이 있었을 거야. 근데 책을 읽으면서 하나하나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어. 불안한 기준이 아닌 편안한 기준이, 모호한 기준이 아니라 정확한 기준이, 남의 기준이 아닌 엄마의 기준이 하나씩 세워지고 있었지. 평소 알던 단어들도 엄마에게 깊은 감동으로 다가와 엄마에게 기존의 엄마가 가지고 있던 느낌만으로 알던 것들이 확실해지는 중이지. 아직 엄마는 깨달아 가는 것이 진행중이야. 아마 엄마가 죽는 날까지 계속 공부를 할 것 같아.


하나씩 들어오는 기준들이 엄마의 삶으로 체화되는 순간이 엄마는 벅찼단다. 그래서 벅찬 이 기분을 너랑 같이 느끼고 싶어서 편지를 쓰게 된거야.


앞으로 너도 책이나 경험등 어떤 통로를 통해 네가 담긴 너의 기준들을 만들어 것이란 생각을 하니 가슴이 또 벅차오르는 것은 왜 그럴까? 네가 잘 커가는 믿음이 있어서일까? 뭐든 좋은 쪽인 것은 분명해.


마지막으로 버섯 이야기를 하나 할까 해.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는데 버섯 군락지가 있었지. 아버지는 그 버섯중 하나를 지목해서 “얘야, 이것은 독버섯이야!”하고 가르쳐줬어. 독버섯이라고 지목된 버섯은 충격으로 쓰러졌지. 옆에 있던 친구 버섯이 그를 위로해. 그가 베푼 친절과 우정을 들어 절대 독버섯이 아니라고 말하지. 그러나 정확하게 지목을 했기에 위로가 되질 않았어. 최후로 친구가 하는 말이 “그건 사람들이 하는 말이야!”라고 말했어.(주15)


엄마는 이 동화를 읽고 지목받은 버섯이 엄마를 보는 것 같았어. 엄마의 생각보다 다른 사람의 말에 많이 흔들리기도 했었거든. 그래서 이 동화가 다른 사람의 무심한 말보다는 자신의 뚜렷한 방향이나 보는 관점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것 같아서 좋았어. 그 시각이 자신의 기준을 만드는 틀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야.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기준.

엄마는 네가 가장 마음에 드는 별을 골라서 가장 아름다운 가지 끝(주16)에 달았으면 해.



주1>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헨리 데이빗 소로우 저, 오래된 미래, 2005

주2>빅터프랭클, 빅터프랭클 저, 특별한 서재, 2021

주3>엄마의 유산, 김주원 저, 건율원, 2024

주4>깊은 마음의 생태학, 김우창, 김영사, 2014

주5>타이탄의 도구들, 팀페리스 저, 토네이도, 2024

주6>블랙스완, 니콜라스나심탈레브 저. 동녘사이언스, 2018

주7>에머슨 수상록, 랄프 왈도 에머슨 저, 서문당, 2014

주8>아이젠 하우어 시간 관리 매트릭스에서 중요도와 긴급성으로 좌표 평면도에서 1사분면은 중요및긴급은 우선처리 2사분면은 중요 및 미긴급은 일정을 계획하고, 3사분면은 미중요 및 긴급은 위임을 4사분면은 미중요및미긴급은 시간을 나눌 때 제거한다.

주9>스킨인더게임,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저, 비즈니스북스, 2019

주10> 엄마의 유산, 김주원 저, 건율원, 2024

주11>자기신뢰철학. 랄프 왈도 에머슨 저, 동서문화사 2020

주12>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헨리 데이빗 소로우 저, 오래된 미래, 2005

주13>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 쑤린 저, 다연, 2021

주14>몽테뉴 나는 무엇을 아는가. 몽테뉴 저, 동서문화사. 2005.

주15> 담론. 신영복 저. 네델란드 의사이며 작가인 반 에덴의 동화『어린 요한』내용 추려서 넣음.

주16>담론, 신영복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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