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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당신 덕분입니다〉

4화 - 이름 모를 영웅들에게 띄우는 안부

by 숨결biroso나



평범한 하루가 누군가에겐

끝내 돌아오지 못한 하루였다는 걸,

우리는 종종 잊고 산다.


누군가의 오늘은 마지막이었다.

누군가의 아침은 구조 요청이었고,

누군가의 밤은 생을 건 사투였다.

그들은 단 한 번도 자신을 앞세우지 않았다.


나도 가끔 생각한다.

뉴스에 잠깐 나왔다 사라진 이름들.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아이 하나 안고 끝내 빠져나오지 못한 구조대원,

낯선 땅에서 끝내 귀환하지 못한 군인들.


그들은 대체 무엇을 믿고

그렇게 깊이 뛰어들 수 있었을까.

그 용기와 결단의 시작이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한 마음이라는 게

얼마나 숭고한 일인지.


누군가는 비를 맞으며,

누군가는 불길을 뚫고,

누군가는 혼자 있는 노인의 집 앞까지

조용히 안부를 전하러 간다.


사명감이라고 쉽게 말할 수 없을 만큼,

그들은 인간의 선한 본능으로 움직였고

남은 사람들에게 긴 그림자를 남겼다.


며칠 전, 조용히 지나간 6월 25일.

어느 유공자 증서 속

이름 하나를 바라보다 생각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오늘이

어쩌면 누군가에게

영원히 돌아오지 못한 하루였을지 모른다는 것.


그 이름들을 우리는 다 알지 못한다.

그 얼굴은 기억에서 희미하지만

그들이 남긴 용기만은

지금도 누군가의 생을 지키고 있다.


살아남은 우리가

매일 고개 숙여 인사하지 않아도,

가끔은 이렇게

마음 안에서 안부 한 줄 전해도 되지 않을까?


“여전히, 당신 덕분입니다.”


지켜낸 사람도,

지켜낸 마음도,

결국, 이름 모를 누군가가

우리 대신 감당해 준 것일지도 모른다.


이 글이,

당신에게는 늦은 감사로

그들에게는 말 없는 안부로

닿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우리가 무사한 건,

누군가가 용기를 내준 덕분입니다."

by 숨결로 쓴다 ⓒ biroso나.


오늘도 조용한 안부 하나,

마음속에 오래 머물기를 바라요



<biroso나의 감성 연재 브런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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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 목 《그 때 엄마도, 지금의 나처럼》
화 / 금 《아무 것도 아닌 오늘은 없다》
수 / 일 《마음에도, 쉼표 하나쯤》
토 / 일 《말없는 안부》
월 / 화 《가만히 피어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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