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ng | 나는 아직 엄마에겐 딸입니다
나는 딸에게 엄마다.
밥을 차리고, 잔소리를 하고,
가끔은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화도 낸다.
그리고, 나는 엄마에겐 딸이다.
무언가 엉켜 있는 기분이 들면
자꾸만 엄마가 보고 싶어진다.
마치 오래된 노래처럼,
슬픔보다 익숙함으로 다가오는 얼굴.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 게 있다.
사랑은, 말로 설명되지 않는 감정이라는 것.
그리고 엄마라는 자리는
늘 미안함과 사랑 사이에 놓인 자리라는 것.
늘 다정하고 싶었지만,
서툴렀고
서툴렀지만 사랑하고 있었다.
그 마음을
아이에게 전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고,
그래서 더 천천히 배워야 하는 것 같다.
딸과 마주 앉아 말을 아낄 때마다
엄마가 그랬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사랑해서였구나.
그러나,
사랑만으로는 다 닿을 수 없다는 걸
그때의 엄마도 알았을까?
딸을 키우며
엄마를 다시 배우고 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엄마를 다시 사랑하게 되고 있다.
"사랑은, 어쩌면
시간이 지나서야 완성되는 마음인지도 모른다
by 숨결로 쓴다 ⓒ biroso나.
엄마라는 이름 안에서
비로소 내가 되어가는 이야기를
조용히 꺼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