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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의 핸드폰 중독

by 삐아노

지난주, 몸살, 두통, 급성 위경련, 약제성 식도염으로

몸이 너무 아파 업로드를 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대신 <파나마의 병원 이야기>에서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보답드리겠습니다.






현대인들 누구라도 잠시라도 핸드폰이 없으면 몹시 불안 해질 것이다.

너도 나도 다들 스마트폰 중독이 돼버릴 수밖에 없는 사회다.



나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유튜브(댓글)등이 주는 엄청난 정신적 악영향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나 한국 지역 카페(파나마 오기 전 살았던 동네 소식)는 끊기가 정말 어렵다.



어쨌든, 그래도 커뮤니티나 인스타그램은 하지 않았고

지금도 인스타는 셀프 독서기록을 빼곤 남의 피드를 보거나 하진 않는다.





그런데

파나마는 모든 게 인스타 중심이다.

페북, 트위터도 많이 한다.



언론사가 네다섯 군데 있지만

실시간 뉴스는 죄다 인스타나 트위터에 올라온다.


실시간 교통사고, 정체, 시위 등을 알려주는 계정. <파나마의 교통사고> 편도 써야할 판이다.



나는 보통 정보를 구글, 또는 구글 맵에서만 찾았는데

구글 맵 관리를 안 하는 업체가 여럿인 거다.

어떻게 장사를 하나 궁금하던 찰나,

어느 날 우연히 인스타를 봤더니

거기에 모든 정보가 다 있었다!



릴스라고 하나 영상을 정말 화려하게 잘 꾸민다.

스페인어 효과 넣어 탁탁 강조하면서

여러 학생들 얼굴들 팍팍 뜨고

(여기는 초상권 침해 이런 거에 대한 인식이 정말 더디다.)

배경과 음악도 멋지다.



나도 구글맵에서 미술학원을 알아보다가

결국 인스타로 찾았다.



근데 다녀보니 느껴졌다.


인스타 속 모습은 진짜 "빛 좋은 개살구"라는 것.



인스타 속 사진을 보면

아이들이 해맑게 웃고 그림을 들고 있고

성인들도 멋진 작품을 자신 있게 들고 있다.

화려하고 밝고 행복해 보인다.



근데 정작 실제 교육의 수준은

한국과 비교해서 너무나 낮다.

학원도 많이 없어서 다닐 곳이 여기뿐이라 어쩔 수 없이 다니곤 있지만 만족스럽진 않다.

인스타 신경 쓸 시간에 교육의 질이나 검토하고 청소나 하고 교수법이나 공부하지 란 생각이 자동으로 든다.



비단 여기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영역에서 그렇다.



언제나 껍데기만 그럴듯하고 정작 알맹이는 질이 낮다.



게다가 핸드폰 중독은 말모.

우리나라보다 심한 것 같다.

운전하면서도 그 찰나를 못 견뎌서

메시지 보내고 확인하고 축구 경기 본다.

그래서인지 교통사고 수준이 장난 아니다.

차가 눕고 뒤집히고 산산조각 나는 사고가

매일 일어난다.




운동을 하고 있으면 코치들 대부분 핸드폰을 들고 있고

휴식시간은 물론, 운동을 하고 있는데도 자세를 봐주긴커녕 하염없이 들여다보고 있다.

무슨 대단한 연락이 온다고 자기가 일하는 시간에 회원한테 집중 안 하고 핸드폰을 보고 있는 건지.


아주 가끔 폰 안 보고 회원만 봐주는 코치가 있는데

일 중에 하나 안 본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이 무척 성실해 보였다.




한 번은 어떤 여자가 운동을 배우는데

운동하면서도 핸드폰 보고 끝나자마자 핸드폰 보고 다시 운동 좀 하다 바로 또 핸드폰 보는 모습을 봤다.

코치와 대화는커녕 눈조차 마주치지 않는 모습이 씁쓸했달까.

(물론 코치도 폰만 보고 있다.)

흡사 중독자를 보는 듯했다.



회사에선 이어폰 끼고 일하고

관공서에선 내내 직원들끼리 수다 떨고 웃기 바빠서 민원인은 대충 처리하고

잠시라도 평온한걸 못 견뎌 전화를 하며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말 못 해 죽은 귀신이 붙은 걸까 생각이 들곤 한다.




집중이 흐려지니 사고가 나고

일처리가 엉망일 수밖에 없다.

인스타 꾸밀 시간에

초등학생들도 하지 않을 실수나 줄여줬으면 좋겠다.

제발, 부디!




인정한다.


오늘의 글엔 감정이 들어갔음을.

근데 여기사는 분들은 내 글에 99.9프로 공감하리라 감히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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