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어둠 속의 탐색]
서준은 윤문식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다.
세현시 최초 국립교원대 출신 1호 전문직. 그의 이력은 화려했다. 명석한 두뇌와 목표를 향한 동물적인 집중력을 가진 인물. 언론에 비치는 모습은 늘 고압적이고 권위적이었으며, 교육계 전체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라인’을 만드는 일에 병적으로 집착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현재 부교육감인 그는 향후 교육부 장관 자리까지 노리는 야망가라는 평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여기까지가 다였다.
‘벽… 너무 단단해. 윤문식에게 접근하는 게 불가능해.’
수많은 밤을 고민하고, 수많은 시도를 해 봤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교육계는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외부인에게 철저히 방어적이었다. 혜린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알아내는 일은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었다. 서준은 답답해 미칠 것 같았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혜린이 남긴 단서를 보면 분명히 저 문 너머에 뭔가 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갈 열쇠가 없었다.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들의 영역으로. 그들이 숨 쉬고, 움직이는 바로 그 공간으로 들어가야만… 진실을 볼 수 있어.’
[새로운 판]
어느 날 저녁, 그날도 서준은 사무실에 홀로 남아 습관처럼 교육계 관련 뉴스를 확인하고 있었다. 의미 없는 기사들을 넘기던 그의 눈빛이, 특정 뉴스 헤드라인에서 멈췄다.
세현시 교육감 박은주, 기자 간담회… ‘교육계 부패 척결 최우선’, ‘특별 조사팀 신설로 개혁 드라이브’ 강력 시사
서준의 눈이 커졌다. 화면 가득 단호한 표정의 교육감 박은주 사진이 떠있었다.
기사를 클릭하자, 그녀가 교육계의 고질적인 부패 문제를 뿌리 뽑겠다고 천명하며 교육감 직속으로 외부 입김에 휘둘리지 않는 ‘특별조사팀’을 신설할 계획임을 밝히는 내용이 펼쳐진다.
‘부패 척결’, ‘특별팀’, ‘직속’이라는 단어들이 그의 눈을 강렬하게 사로잡았다.
‘이거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교육감 박은주…
빠른 속도로 교육감에 대한 공개 정보를 훑어 내려갔다. 학력, 경력, 정치 성향, 주요 발언, 공약 이행률, 언론 보도와 그 아래 달린 댓글까지.
‘혜린의 죽음 뒤에 도사린 거대한 어둠을 파헤치기 위해 교육감 박은주, 바로 저 여자가 필요하다.’
‘부패 척결? 좋지. 다음 선거에서 표 얻기 딱 좋은 공약이니까.’
그녀의 개혁 의지가 진짜든 가짜든 상관없다. 교육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개혁’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든 걸 보면, 그녀는 자신의 교육감 재선에 필요한 가시적인 성과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정치인의 ‘정의’는 대개 자신의 이익과 궤를 함께 한다. 서준에게는 그 계산적인 이익마저 혜린의 복수를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교육감의 특별팀. 바로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시스템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혜린이 남긴 단서를 가지고 진실을 파헤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합법적인 ‘도구’였다. 세현시 교육감을 검색하던 서준은 눈을 돌려 혜린의 사진을 들여다봤다. 사진 속 혜린은 여전히 해맑게 웃고 있었다. 서준은 굳은 결심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이제, 거대한 시스템의 심장부를 향해 첫발을 내딛을 것이다. 그곳에 어떤 어둠이 도사리고 있든, 물러설 곳은 없었다.
9화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