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될 준비

내가 프렌즈에 빠지게 된 이유 - 시즌7 Ep14

by 말랑작가

나는 지금 28살, 만으로는 27살이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다는 것은 꽤나 큰 사건으로 다가오는데, 스무 살은 큰 설렘으로, 서른 살은 큰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이 에피소드를 공유하는 이유는 특별히 감동적인 부분이나 재미있는 내용이 담겨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주제가 "서른 살이 된 레이첼의 생일파티"이기 때문이다.


내가 프렌즈를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스토리상 시즌 1에서는 캐릭터들이 24살 정도에서 시작하여 10년간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 때문이다.


때로는 그들이 나 대신 먼저 삶을 살아주어 나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 시트콤이니만큼 창피하고 절망적인 상황들이 참 많은데, 그럼에도 멋지게 잘 살아가는 주인공들을 보면 그 많은 창피하고 절망적인 시간들이 지나가면 과거가 되고, 우리가 살아갈 미래에서 과거의 이야기들은 정말 작은 기억으로만 남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에피소드 속에서 레이첼은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늦게 30살을 맞이한다. 먼저 서른 살 생일을 맞은 조이는 거드름을 피우며 "서른 살 별거 없어~"라고 말했지만 사실 조이도 정작 자신의 서른 살 생일에는 펑펑 울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조이가 웃겨서 현실 웃음이 나온다. 특별히 이 장면은 사진을 첨부하겠다.

Why god why! we had a deal. Let the others grow old, not me


나 또한 시간을 멈춰버리고 싶을 때가 많은 것처럼 조이도 참 서른 살이 싫었나 보다. 프렌즈 주인공들의 행동들이 너무나도 공감이 되고 재미있어서 오히려 나에게는 위로가 된다. 마치 나에게 "나도 슬프고 두려웠는데, 나이가 든다는 건 자연스럽고 의외로 괜찮은 일이더라"라고 말해주는 것 같이 느껴진다.


사실 프렌즈는 방영이 된 시기가 2000년대 초반이라서 아주 옛날이다. 화면 속 젊음이 영원할 것만 같던 그들도 지금은 60대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60대에 접어들었다. 극 중에서 레이첼에게 챈들러가 "생일 축하해요 할머니!"라고 놀렸던 게 생각이 난다.


그만큼 어렸을 땐 서른 살이 너무나도 까마득하고 어른처럼 느껴지는데, 60대가 된 지금의 그들이 돌아보기엔 너무나도 어리고 젊음으로 가득해 보이리라 생각된다. 이렇게 그들로부터 힘을 얻어,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는 나의 모습도 더 사랑하고, 의연하게 내 나이를 받아들이게 되어갈 수 있을 것만 같다.


" 오 하나님..!!! 다른 사람만 나이 들고 나는 계속 젊게 해 주기로 약속했잖아요.!!!! "

위 대사는 조이의 대사를 번역한 거다. 솔직한 심정으로 나도 평생 늙지 않고 건강하게만 살고 싶지만 야속한 시간 어쩔 수 없이 흘러갈 수밖에 없다면,,,, 번 사는 인생 많은 경험을 하고 하루하루 성장하는 멋진 인생을 살아보려고 한다. 독자 여러분 모두가 늘 지금이 제일 젊다는 걸 잊지 말며 이번 생을 우리 프렌즈의 주인공들처럼 재미있게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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