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새로운학교지원센터
학교자율시간은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 새롭게 도입된 개념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국가교육과정에 제시된 교과 이외의 과목을 자체적으로 개설하고 운영할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이는 지역과 학교의 특색, 학생의 요구를 반영하여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확대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넘어 ‘설계’의 개념을 새롭게 강조하며, 교과 및 창의적 체험할동 시수의 20% 범위 내에서 학교 고유의 과목을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년별 최대 64시간까지 학교자율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학교는 교육과정을 더욱 능동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학생들에게는 자기주도적 학습과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2025년부터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최소 한학기(주당 2시간) 이상 학교자율시간을 통해 기존 국가교육과정 외의 과목을 반드시 수강하게 된다. 그렇다면, 학교는 이러한 학교자율시간을 어떻게 준비하고 실행하고 있을까?
학교자율시간 과목 개발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시도교육청별로 교육감이 승인한 기존 인정도서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둘째, 단위학교에서 새로운 인정도서를 개발한 뒤 교육감(시도에 따라 교육장)의 승인을 받아 사용하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인정도서를 사용하지 않고 학교 자체적으로 교육자료를 개발하여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에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만 거치면 된다. 특히 실험, 실습 등 체험 및 탐구 중심의 과목은 교과용 도서 없이도 학습 자료를 자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어, 학교자체 교육자료 활용이 적합하다.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학교자율시간에 대비하여 각 학교는 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학교의 여건과 특성에 맞는 과목을 개발하고 있다. 2025년 5월 기준, 2022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시도교육청 승인을 받는 학교자율시간 과목은 초등학교 120과목, 중학교 363과목에 달한다. 교육부는 아래 표와 같이 학교자율시간 유형의 예시로 교과융합수업, 언어・수리・디지털 소양 강화형, 지역 연계형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 경기, 부산 인천 등 몇몇 시도교육청 별로 교육감 승인을 받은 학교자율시간 과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교양 과목 중심으로 학교자율시간을 개설하였으며, 정보, 사회, 예술 등 기타 교과는 상대적으로 개설 비중이 낮았다. 교양 과목의 주제를 살펴보면, 다양한 교과가 융합되어 진로 교육, 시민 교육, 토의·토론 수업 등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었다.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언어·디지털 소양 및 문해력과 관련된 과목들이 두드러졌고, 지역 연계형 과목으로 지역 특색을 반영한 주제들도 눈에 띄었다. 교양 과목은 교과 간 융합에 대한 교육 공동체의 요구, 문해력(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 지역 중심 주제의 활용 용이성 등의 측면에서 개설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성적은 P/F(합격/불합격) 방식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교사의 평가 부담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학교자율시간 운영을 위한 00중학교의 과목 개발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00중학교는 2025년 2학기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자율시간 과목을 개설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2024년 전 교사가 함께 참여하여 과목 개발을 위한 교육자료를 공동으로 제작하였다. 그 결과, 2024년 2학기에 교양 교과군의 ‘미래사회와 진로’ 과목으로 학교운영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00중학교는 인정도서를 활용하지 않고, 학교 자체 교육자료를 개발하여 교육감 승인을 받은 사례에 해당한다.
‘미래사회의 진로’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미래사외의 모습을 전망하고 자기주도적으로 자신의진로를 탐색하고 준비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과목이다. ‘미래사회의 진로’ 교과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변화하는 미래사회의 주체가 되어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주도적으로 탐색하고 준비할 수 있는 진로 개발 역량을 함양하는데 중점을 두도록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도입된 학교자율시간은 단위 학교가 주도적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학생의 삶과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이다. 이 제도를 계기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500여 개의 과목이 새롭게 개발되었다. 학교 교사들이 단위 학교를 중심으로 공동체의 요구와 특성을 반영해 과목을 개발하고 실천해 나가는 과정은, 단순한 행정적 자율성을 넘어 교육적 자율성과 실천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앞으로 학교자율시간이 일회성 과목 개설에 머무르지 않고, 학교의 교육 철학과 문화를 반영하는 ‘살아 있는 교육과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 정책적 지원, 그리고 현장 교사들의 성찰적 실천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학생 중심 교육’이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교육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2025 봄호 목차
1. 시론
2. 포럼&이슈
3. 특집
4. 수업 나누기 정보 더하기
5. 티처뷰
6. 이 책 한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