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배낭여행을 다녀온 후

by 윤부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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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여행 내내 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닌 탓이다.

"그러게 이제는 배낭 메고 여행가지 마!"

아내의 목소리에는 꽤나 속상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

'허리가 튼튼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불에 기름을 붓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 몸에 근육이 붙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이 바로 근육통이다. 아픔이 있어야 성장한다. 고난 속엔 언제나 배움이 있다. 옛사람들 중 견문록을 썼던 이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겨울여행에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었다. 추위에 시달리기도 했고, 갓길도 없는 위험한 길을 걸어야 할 때도 있었다. 배고픔에 울기도 했고, 멀게만 느껴지는 길 앞에서 주저앉은 적도 있었다. 아빠의 꾸지람에 속상하기도 했고, 그 꾸지람이 곧 후회로 되돌아오기도 했다.

그래도 그 덕분에 기다릴 줄도 알고, 참는 방법도 배웠다. 힘들수록 서로를 걱정해 주고, 이해할 줄 아는 마음이 자랐다.


배낭여행을 다녀온 우리 부자의 몸과 마음 이곳저곳에 근육통이 생겼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을 안다. 아이들과 아빠의 마음 근육도 한층 더 단단해졌을 거라는 것도 안다.


"아이들이랑 배낭여행을 한다고??"

"이 겨울에 텐트에서 잔다고??"

"렌트카 없이 버스 탄다고??"


누군가에게 이상하리 만큼 무모한 계획들이 이제 우리 가족에게는 익숙한 일상과도 같아졌다. 아이들과 함께 배낭을 메고, 버스를 타고, 텐트에서 자는 일에 익숙해졌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참 뿌듯하다.


매번 여행에 숙박은 호텔이나 펜션에서 해왔다. 편하게 씻고 잘 수 있지만, 저녁이 되면 숙소로 돌아가는 아쉬움도 늘 남았다. 이번 배낭여행에 여행지에서 직접 야영을 하며, 그곳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다만,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보니 더 많은 곳을 둘러보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제주에는 올레길도 있고, 자전거 종주길도 있다. 다음에는 아이들과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제주를 곱씹으며 여행해보고 싶다. 그만큼 제주는 여전히 많은 얼굴을 감추고 있는 섬이라 생각한다.


기다려,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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