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에는 예쁜 빛들이 넘쳐나는 늦가을이다.
날이 추워질수록 아쉬움은 더 커져만 간다.
여러 물감색을 섞으면 색이 한층 더 진해지듯,
초록과 빨강, 노랑
형형색색의 가을빛들이 어우러져 겨울로 이어지나 보다.
장롱에 묵혀두었던 두꺼운 외투도 꺼내보고,
아침이면 차가운 방공기에 내복을 입을까 말까 고민도 해본다.
시원한 아침 공기가 코를 타고 폐 속으로 들어오면 정신이 번쩍 든다.
지금 한창 풍성한 마음을 지닌 농부처럼
올해를 천천히 정리해봐야 겠다.
겨울이 온다는 것은 곧 새싹이 돋아날 것이라는 뜻이기에,
황량해져 가는 지금, 내년의 초록빛 새싹을 기다려 본다.
내년에는 또 어떤 일들이 나를 기다릴까.
설레이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그래도 해는 지고, 또 아침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