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물과 메가폰

by B O S

진천 선수촌에 처음 입촌했을 때 그때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 '정말 내가 이런 곳에서 생활한다고?', '이렇게 크고 좋은 수영장을 우리만 이용한다고?'와 같은 감격이었다. 뭐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인지라 힘든 훈련을 거치면서 어느 센가 그런 감격 감소했지만 말이다. 이런 놀라운 감격 말고 반대로 '이런 곳에서 수영을 할 수 있어?'와 같은 감정을 느꼈던 때도 있다.


고등학교 때 중국으로 전지훈련을 갔을 때 경험이다. 처음의 첫인상은 한국에도 있는 일반 수영장의 느낌이었다. 다른 것은 한국에는 잘 없는 야외 풀이 있었고, 그 야외풀은 덥다 못해 뜨거워서 수영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었다. 애초에 이용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레인도 없었다. 우리가 훈련했던 곳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있는 실내 풀이었다. 수영복을 갈아입고, 복도를 따라 직진하면 있는 수영장이었다. 물색깔은 가히 놀라웠는데 초록 그 자체였다. 그리고 좋지 않은 냄새도 함께 났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이 바로 '이런 곳에서 훈련을 한다고?'와 같은 감정이었다. 어쨌거나 우리는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몸이었다. 그렇게 입수를 했고, 물안의 상황은 밖과 다르지 않았다. 정말 초록색으로 앞이 잘 보이지 않았었다. 보통은 색이 그렇게 호감(?)이지는 않아도, 들어가게 되면 생각보다 가시거리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그때는 '아 생각보다 더럽지 않구나'라는 위안을 하며 훈련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곳은 그런 반성을 할 수 없게 했다. 수영 훈련을 하면 입과 코 그리고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경우는 너무 흔하다. 그러나 이때는 코와 귀는 나의 의지로 제어할 수 없지만, 입만큼은 사수하고 싶었다. 그래서 훈련에 집중하기보다는 물이 들어가지 않는 것에 집중했었다. 결국 당연하게도 두 시간에 가까운 훈련을 하면서 실패했지만 말이다.


시설적인 부분 외에도 감탄을 한 경험도 있다. 대표팀에서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갔을 때였다. 전지훈련 마지막 일정에 대회가 있었다. 도쿄 타츠미 국제 수영장이었다. 한국에서 크다는 수영장은 대부분 가보았지만, 해당 수영장을 갔을 때 크기에도 놀랐고, 수영 문화에도 놀랐었다. 가장 놀랐던 부분은 여러 응원문화나 엔터테인먼트 적인 요소를 가미한 경기 운영이었다. 한국은 아쉽게도 수영을 잘하면 대부분 대학보다는 실업팀을 선택한다. 그러다 보니 대학 수영은 실업팀보다 기록이 약하고 선수층이 얕아 다양한 문화가 없다. 그러나 반대로 일본은 클럽팀 중심의 체계 + 기업 후원 시스템이라 잘하는 선수들도 대부분 대학에 진학한다. 즉, 전성기의 선수나 젊고 개성 있는 선수들이나 팀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당시 대회에서는 본인의 대학팀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다양한 응원 구호나 학교를 상징하는 소품을 준비해 응원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다. 수영 경기 시작 전 수영장 한가운데에 많은 선수들이 모이기 시작했었다. 나는 대회 시작 전 무슨 행사를 하나 싶었다. 그런데 곧 큰소리로 한 명이 구호를 크게 외치더니 다른 구성원들이 따라 외쳤다. 대회 전 본인들의 팀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다른 스포츠에서 일본팀이 나오면 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바로 플라스틱 메가폰을 모두가 준비해서 선수가 호흡할 때마다 박수를 치거나 구령에 맞춰 응원을 하는 것이다. 그 모습을 실제로 경험하고 나서는 진심으로 본인들의 구성원을 응원하는 모습에 나는 저렇게 누군가를 응원해 본 적이 있나 스스로를 반성했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도 감사하게도 참 다양한 경험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선수를 비교하면서 더 경험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만 했는데 말이다. 그런데 우리 한국 수영문화도 응원문화나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면 더 재밌고 인기가 많아질 건데 라는 생각이 든다. 유명 선수가 오리발을 신고 펭귄과 대결하기 이런 것도 생각해 봤다. 아무래도 동물학대겠지? 평범하게 경기장 내 해설이라도 유쾌해지면 좋을 거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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