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완벽한 순간은 없다.

일단, 그냥 한번 해보는거야!

by 진다락

프롤로그:엄마! 엄마도 살 좀 빼!


운동 1일차.


남편이 새벽에 홈트레이닝을 시작한 지 3일째.

나는 그 모습을 흐린 눈으로 애써 못 본 척하며 이불 속에 몸을 숨겼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나 자신을 위해 이제는 움직여야 한다는 조용한 자각이 고요히 몸을 흔들었다.


새벽 5시 30분.

크록스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남편과 현관문을 나섰다.

거창한 결심도, 불타는 의지도 없었다.

다이어트도 아니고, 멋진 바디프로필을 꿈꾼 것도 아니다.

그냥, 한번 나가볼까?

그 마음 하나였다.



요즘의 나는 몸은 몸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많이 지쳐있었다.

예민한 성향 탓에, 사소한 일에도 쉽게 마음이 흔들리고,

머릿속에 떠오른 작은 생각들이 끊임없이 자라나

잡념과 걱정, 불안으로 나를 가득 채워버린다.

삶이 자꾸만 나를 집어삼키려 할 때, 나는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은 나에게 더 큰 세계를 보여주었고, 나 자신을 한발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나 자신을 돌보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속는 셈 치고 밖으로 나왔다.

몸은 무거워도 마음만은 가볍게.



새벽 공기는 생각보다 더 상쾌했고, 고요한 바람이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

사람 하나 없는 조용한 길, 남편과 나란히 걷는 그 30분이 이렇게 소중하게 느껴질 줄이야.


출근을 해도 아이들, 퇴근을 해도 아이들.

내 하루는 온통 누군가의 필요 속에서만 흘러가고 있었다.

고요함은 사치처럼 멀리 있었고

내 이름보다는 '선생님', '엄마'로 불리는게 익숙했다.

조용함은 내 일상에서 늘 밀려난 채, 가장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쉴 수 있는 순간은, 아이들이 잠든 뒤에야 겨우 찾아왔고

그 마저도 피곤함에 파도처럼 쓸려나가기 일쑤였다.

때문에 세상이 아직 잠든 고요한 틈을 비집고 나만의 새벽을 꺼내 쓰기로 했다.



그렇게 나의 첫 새벽 운동은 시작되었다.

집 앞 내천을 따라 걷는, 소소하지만 온전한 30분.

늘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해내야만 하는' 내가

오로지 '나만을 위해' 하는 것.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완벽한 순간이란건 없으니까

한번 시작해보는거야!

keyword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