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결과 없는 과정도 괜찮나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중

by 진다락

오늘로써 28일 차.

4주가 되었다.


태아도 4주가 되면

아직 콩알만 한 크기지만

심장이 박동을 시작한다.


나도 러너 DNA를 깨워

내 안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해 본다.

(지나가시는 러너분들

잠시 눈 감아주세요....^^)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내가 이럴 줄은 몰랐다.


독하디 독한 내가

유일하게 독하지 못했던 게 딱 두 가지였다.


다이어트와 운동.


이 두 단어 앞에서는

난 늘 실패의 아이콘이 된다.

실패라는 단어가 주는

창피함, 좌절감, 수치심 따위는

이미 나에게 무력해진 지 오래.


이런 의지박약의 결정체였던 내가

4주째,

그것도 '즐거운 마음'으로 러닝을 하고 있다니...

이건 거의 인생 반전 드라마다.


혹시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지금인가요?




물론 모든 순간이 환희에 찬 건 아니다.


달리기 싫어서

뒤에서 좀비가 쫓아오는 상상도 하고

(비현실적, 별 효과 없었음)

지금 안 뛰면 아이들을 구하러 가지 못한다는

(그러기엔 너무 느림)

상상도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하기 싫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나름의 비법을 공개하자면

(안 궁금해도 들어줘요 제발)


달리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담긴

유튜브 영상을 들으며 달린다.


옆에서 누군가가 함께 달리면

오히려 신경이 쓰여서

속도를 조절하기 어렵지만,

달리고 있는 발소리를 듣는 것은

이상하게도 나에게 자극이 된다.

똑같이 헉헉대고 있는 사람들의

'잘 달리는 팁', '달릴 때 힘든 마음'을

듣다 보면 혼자 뛰는 시간도 왠지

덜 외롭고 덜 힘들게 느껴진다.


그 영상 속에서 우연히

이영표 축구선수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그 말이 오늘 다시 한번

나의 의지를 단단하게 다져주었다.




이영표 축구선수가

자주 인용하는 수학적 비유가 있다.


A4용지를 41번 접으면

두께가 약 219,902km에 이른다.

그리고 단 한 번만 더 접으면,

두께는 약 439,804km!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

(약 384,000km)를 넘어서게 된다.


단순한 접기의 반복이

상상조차 어려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작은 변화라도 꾸준히 반복하면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든다.


'아 이제 멈출래'

'그만 뛰고 싶다'

멈추고 싶은 마음이 고개를 들 때마다,

이영표 선수의 말을 떠올린다.

내가 내딛는 이 작은 발걸음 하나가,

내 미래에 새겨질

찬란한 순간의 시작이라고 믿으며.


오늘도 달리기 완료!

난 오늘만큼은 성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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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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