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인간 정신의 세 가지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그들에게 정신의 세 가지 변화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어떻게 하여 정신이 낙타가 되고, 낙타는 사자가 되며, 사자는 마침내 아이가 되는가를."
이 구절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적 성장과 변화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변화는 우리 인생의 단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의미를 풀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낙타의 단계입니다. 낙타는 햇빛이 내리쬐는 사막 한복판을 묵묵히 걸어갑니다. 등에 짊어진 짐은 무겁고, 그 짐이 어디서 왔는지도 모른 채, 낙타는 그저 주인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낙타는 질문하지 않습니다. "왜 이 길을 가야 하는가?", "왜 내가 이 짐을 져야 하는가?"라는 의문 없이, 그저 참아내고 견뎌냅니다.
이 단계의 인간은 삶에서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 부모의 기대,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아갑니다. 이 시기는 성실함과 인내라는 미덕으로 살아가지만, 동시에 자신의 뜻과 목소리를 잃고 살아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사자의 단계입니다. 사자는 낙타처럼 짐을 지지 않습니다. 그는 스스로 목적지를 정하고, 자신의 힘으로 길을 개척해 나갑니다. 이 단계에서 인간은 내면의 ‘자기’와 마주하게 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의지를 갖게 됩니다. 사자는 용기가 있습니다. 두려움이 있더라도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맞서 싸울 줄 압니다.
하지만 사자의 세계는 냉혹합니다.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싸워야 하고, 약육강식의 질서 속에서 늘 긴장해야 합니다.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해져야 하고, 강해진 만큼 외로워지기도 합니다. 사자는 자유를 얻었지만, 여전히 무엇인가에 맞서고 이겨내야 하는 긴장의 삶 속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어린아이의 단계입니다. 이 아이는 낙타처럼 억눌리지 않고, 사자처럼 싸우지 않습니다. 아이는 그저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아갑니다. 장난감 하나로도 상상력을 펼치며 한참을 놀 수 있고, 친구가 오면 자기의 것을 아낌없이 나눕니다. 아이는 누가 시켜서 무언가를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이기려 하지도 않고, 남보다 더 나아지려는 욕망도 없습니다. 아이는 단지 순간을 살아가며, 존재 그 자체로 행복을 느낍니다.
니체가 말한 어린아이는 단순한 유아기가 아닙니다. 삶의 가장 성숙한 형태이자, 가장 자유로운 존재입니다. 이 단계는 인생의 모든 억압과 경쟁을 넘어선 ‘무한 긍정’의 상태입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꾸밈없이 드러내며 살아갑니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다시 아름다워집니다.
이 세 가지 정신의 변화는, 우리 각자의 삶의 여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는 낙타처럼 살아가다, 어느 순간 사자가 되기를 꿈꾸고, 결국엔 다시 아이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순수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통과한 끝에 도달한 가장 깊은 자유와 기쁨의 상태를 말합니다. 인생은, 짐을 짊어지고 견디는 시기와, 싸우고 쟁취하는 시기를 지나, 다시 아무것도 움켜쥐지 않은 채 그저 존재하는 법을 배우는 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