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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제나 여름

비가 쏟아지네요

오늘부터 장마가 시작된대요.

우산은 새는 구멍 없이 짱짱한가요?

장화가 있으면 더 좋겠네요.

저는 어제 빨래를 미리 해두었으면 좋았을 텐데 싶기도 하네요.


어젯밤에는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창문으로 들어오는 눅눅하고 서늘한 공기를 마셨어요

침대 맡 선풍기가 날라다 주는 공기에도 습기가 잔뜩이더군요.


어둑한 장마철, 공기가 피부로 느껴지는 일은 참 재밌어요.

땀처럼 살에 달라붙는 습기가 귀찮으면서도

더운 날 밖에 나와 있는 시원한 물잔이 된 기분이 들기도 하잖아요.

내가 조금만 더 차갑고 투명한 사람이었다면

방울방울 맺혔을 텐데.

따뜻하지만 불투명한 저는 여지없이 끈적여지고 말아요.


장마철에는

'비가 그치면 가자'

'비가 오기 전에 들어와', '비가 너무 많이 오네, 다음에 볼까?' 같은 말을 나누게 되잖아요.

이런 초월적인 불가피가 자주 일어나는 건 참 기껍기도 해요

왜인지 모를 낭만이 느껴지고, 곁에 있는 사람과 더 가까워진 기분도 들더라구요.

어찌할 수 없는 하늘의 뜻을 함께 기다리고,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그 사람과

어떤 유대감까지 들더라니까요.


현대 사회에서 잠시라도 누군가와 같은 처지에 놓이는 경험이 얼마나 드문가요.

쏟아지는 비가 만드는 동질감이 그런 유대와 연결을 이뤄주는 것,

장마철의 꿉꿉함도 마냥 싫지만은 않은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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