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끝은 여름과 가을 중, 무엇에 더 가까울까요?

by 언제나 여름

어제(23)로 처서가 지났어요. 처서 매직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8월 말은 가을로 급격히 접어들기 시작하는 날이죠. 얼마 전, 말복이 지나고 밤바람이 갑자기 차가워져서 깜짝 놀랐어요. 역시 말복은 정말 여름의 끝자락을 찬미하며, 무사히 여름을 난 것을 기뻐하는 날이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그치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이글이글 타오르는 열기가 돌아오더라구요. 이렇게 끝내기에는 아쉽다는 듯이 말이에요.


높아지는 하늘과 달라진 바람결, 여전한 열기와 습기는 여름과 가을이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하는 것처럼 뒤섞여 있어요. 어느 날은 바람에 실려오는 희미한 냄새에


아, 가을인가

생각하기도 하고, 길을 나서는 순간 밀려오는 더위에 땀샘이 열리는 걸 느끼면서


아, 아직 여름인가보다.

하고 다소간 지긋지긋해하기도 하는 요즘이에요.


사실 저는 콩국수도 먹었고, 수박, 옥수수, 복숭아도, 빙수도 먹었으니까 올 여름은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거든요. 매일 하는 청계천 달리기를 조금 일찍 할 수 있게 된 것도 꽤나 반가웠구요. 그치만 다음날, 한 번도 못 입은 예쁜 여름옷을 옷장에서 발견한 순간, 다시 돌아온 여름이 조금 반갑기도 했어요.


저는 여름이 가기 전에 등이 뻥 뚫린 여름옷을 2번 더 입고, 어쩌면 옛날 팥빙수를 먹으러 가고, 여름밤의 산들바람을 느끼면서 밤산책도 참 좋구나, 새삼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행복해할거에요. 그러다 슬슬 가을이 오기 시작하면, 읽고 있던 책 한 권과 커피 한 잔을 들고 널찍한 잔디밭에 앉아 파란 하늘과 초록 잔디밭에 눈부셔하려구요.


여러분은 남은 몇 조각의 여름에, 앞으로 다가올 선선한 가을에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keyword
이전 09화타들어가는 건 내 목덜미만은 아닐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