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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은 질투가 되고, 슬픔은 약점이 될 때”

오늘의 필사는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깊히 생각하게한다

by 봄날의꽃잎
관계의 선, 어디까지가 적당할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기쁨을 나누며 함께 웃어주던 이들이,

어느 순간 내 기쁨을 질투로 바라본다.

슬픔을 나누면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던 이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내 약점을 손에 쥔 듯 보인다.


나만 이런 경험이 있는 걸까?


솔직히 말해, 나는 늘 상처받는 입장이었다고 생각했다.

진심을 다해 기쁜 일을 나누었지만,

돌아온 건 어색한 미소였다.

마음을 열어 힘든 순간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그것이 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문득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누군가의 기쁜 소식을 들을 때,

정말 아무런 사심 없이 함께 기뻐해 주었을까?

누군가의 슬픔을 들을 때,

그저 함께 슬픔을 들어주는 사람이었을까?

혹시 나도 모르게 ‘부럽다’는 감정을 숨긴 채 미소 짓진 않았을까?

혹은 상대의 고민을 들으며 ‘나는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하고 비교하진 않았을까?


요즘, 사람들은 관계를 더 어렵다고 말한다.

우리는 점점 ‘진짜 친구’라는 말을 조심스러워하고, 어느 정도 선을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너무 가까우면 불편해지고, 너무 멀어지면 의미가 희미해진다.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돌고 돌아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내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오랫동안 친했던 사이도 어느 날 문득 이유 없이 멀어지기도 한다.


SNS 속 화려한 일상 앞에서 초라함을 느끼고,

겉으로는 웃으며 축하하지만 속으로는 ‘나는 왜 이럴까’ 하는 비교 속에서 스스로를 괴롭힌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조심스러워지고,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얕아지는 관계에 익숙해진다.


이런 관계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까?


이제는 다짐하려 한다.

질투의 화살을 맞아 보니,

그것이 얼마나 아픈지 알겠다.

슬픔이 약점이 되어버리는 경험을 하고 나니,

쉽게 내면을 꺼내 보이는 것이 두려워졌다.


그렇다면 적어도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그런 관계를 만들지 않겠다고.


누군가의 기쁜 소식을 들으면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 힘든 이야기를 꺼낼 때, 조언보다는 조용히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관계가 무겁지 않으면서도 따뜻할 수 있다는 걸 믿고 싶다.


관계는 늘 어렵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나는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가고 싶다.

조금 더 솔직하게, 조금 더 따뜻하게.

그렇게 나도 누군가에게 가벼운 바람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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